2009년 12월 3일 목요일

니트에 생긴 보풀 관리, 왜? 어떻게?

풀이

ⓒmararie

잔뜩 일어나 동글동글 매달려있는 옷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
보풀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은 옷을 입는 동안 생기는 마찰입니다.
모든 섬유는 사용하는 과정에서 마찰에 의해 자연스렇게 닳아 갑니다.
그 과정에서 니트류처럼 조직이 느슨한 섬유들에서는 섬유 가닥이 밖으로 빠져나오게 됩니다.
이런 짧은 섬유 가닥의 끝이 계속되는 마찰에 의해 꼬이고 서로 뭉쳐지면 작고 동그란 덩어리를 만들어 냅니다.
이 작은 보풀 덩어리는 아직 끊어지지 않은 섬유 가닥의 지지를 받아 옷에 매달려 있게 되지요.

트에 생긴 보풀은 섬유의 통기성과 촉감을 나쁘게 만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관상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적절히 잘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보풀을 없앨 때 손이나 접착테이프로 뜯어내면 점점 더 많은 보풀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뜯어내는 과정에서 많은 잔 섬유가닥들을 일으켜 세우기 때문이지요.

요런 것들을 준비하세요



이 굵은 니트류에 잘 생기는 큰 보풀덩어리는 쪽가위나 코털가위를 이용해 뿌리쪽에서 잘라내 주세요.
보풀이 작아 손으로 집기 힘들 때는 접작테이프로 살짝 들어올린 후에 잘라내세요.
전기면도기처럼 생긴 보풀제거기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손으로 하는 것보다 깨끗하지 않고 어느 정도는 보풀을 뜯어내기도 하기 때문에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모혼방 섬유나 폴라폴리스, 올이 가는 니트류에 잘 생기는 작고 미세한 보풀에는 안전면도기를 이용하세요.
눈썹면도칼을 쓸 수도 있지만 실수로 옷을 상하게 할 확률이 높으니 편의점에서 남성용 일회용 면도기를 하나 사서 쓰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 때는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에 옷을 잘 펼치는 것이 중요해요.
면도기로 보풀을 슥슥 긁어내는 기분으로 가볍게 당기면서 깎으면 금방 깨끗하게 제거됩니다.

ⓒWordRidden



기까지는 다들 많이 아시는 얘기일테고, 이제 좀 더 근본적인 얘기를 해봐야 겠네요.
가끔 니트류 선전에서 '보풀이 절대 생기지 않아요'라는 광고를 볼 수 있습니다.
보풀이 전혀 안생기는 옷은 정말 좋은 옷일까요?
소비자들이 보풀을 싫어한다는 것을 옷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를 리 없는데 왜 보풀이 생기는 니트를 계속 만들까요?
비싼 값을 주고 샀는데 왜 빨래를 하자 마자 줄어버리거나 금방 닳아서 구멍이 나는 걸까요?
고급 니트라고 하는데 왜 입을 때마다 까슬까슬한 걸까요?
아크릴이 포함되었다는데 값싸고 안좋은 소재 아닌가요?
이런 의문들에 대한 답을 니트의 원재료와 공정에서부터 찾아 보겠습니니다.

'니트'는 비교적 굵은 실을 손뜨개를 하는 것처럼 고리모양으로 계속 엮어 만든 섬유 제품들을 통털어 일컫는 말입니다.
사용되는 원사는 보통 가는 실을 여러가닥 꼬아서 굵게 만들어 사용하며, 원료는 주로 울, 면, 아크릴입니다.
이 섬유들 가운데 동그란 보풀 덩어리를 만들어내는 주범은 바로 아크릴 섬유입니다.
아크릴이 섞이지 않은 면100% 혹은 울100% 니트에도 보풀은 생기지만 섬유의 강도가 약해 금방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눈에 별로 띄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면, 아크릴이 전혀 섞이지 않은 니트류는 장점만을 가지는 것일까요?
울 100%, 면 100%인 니트는 보풀이 덜한 대신 변형이 잘 생기는 것이 공통적인 약점입니다.

니트는
보온성이 좋지만 마찰에 약해 빨리 닳아 해어지는 경향이 있고, 상대적으로 촉감이 거친 경우가 많습니다.
순모 스웨터를 오래 입어보셨다면 팔꿈치가 닳아서 모기장처럼 하늘하늘해진 것을 본 적이 있으실 거에요.
입을 때마다 목이 까슬까슬한 터틀넥은 울이 많이 섞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울 100% 니트인데 가볍고 부드럽다면 아마 상당히 비싼 가격을 주고 구입하셨을 거에요.
하지만, 직사광선에 약해 쉽게 색이 바래고, 좀벌레가 좋아하고, 입을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며, 반드시 드라이클리닝을 해야하기 때문에 관리에 꽤 신경을 써줘야만 합니다.

100% 니트는 촉감이 좋고 마찰에도 비교적 강한 편이지만, 보온성이 약하고 니트 특유의 풍성하고 포근한 느낌이 덜합니다.
대부분 면니트는 촉감이 티셔츠나 내의에 가깝고 입었을 때 니트답지 않게 기대보다 썰렁한 느낌을 줍니다.
울 니트와 달리 손빨래에 의한 물세탁도 가능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지만, 입은 느낌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편이고 오래 입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급 니트류에는 종종 캐시미어, 모헤어, 앙고라 등이 포함됩니다.
이런 헤어 섬유들은 촉감이 부드럽고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입니다.
이렇게 부드럽고 가는 섬유들일수록 마찰에도 약하고 보풀이 더 잘 생깁니다.
물세탁을 하면 즉시 심각한 변형이 생기므로 반드시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합니다.
비스코스 등의 이름으로 레이온을 섞는 경우도 있습니다.
레이온은 촉감이 부드럽고 특유의 광택을 가지면서 염색했을 때 색상이 화사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물에는 매우 약하고 탄력성이 적어 구김이 잘 가는 편이고 감촉이 다소 차가운 편입니다.

크릴은 보풀과 정전기를 일으키며 열에 약한 합성섬유여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트 원사에 아크릴을 섞는 이유는 아크릴이 갖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아크릴 섬유는

코밍공정 전과 후

양모와 유사한 촉감을 가지면서 유연하고 따뜻한 편이어서 니트 원사로 즐겨 사용되고 있습니다.
울, 면 등의 자연섬유에 비해 질기고 마찰에 강하면서, 물에 의한 변형은 적고, 젖은 후 건조되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니트류의 수명을 늘이는 역할을 합니다.
양모보다 가볍고 탄력성이 좋아 구김이 덜 가고 직사광선이나 세제, 약품 등에도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아크릴이 섞인 니트는 같은 보온성을 갖는 울 100%, 면 100% 니트에 비해 훨씬 가벼우며 옷 관리도 상대적으로 쉬운 편입니다.

외에 보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니트를 만드는 공정 중에도 있습니다.
원사를 만들 때 꼬임 수를 많게 하거나, 니트를 짤 때 조직의 밀도를 높여 촘촘하게 짜면 보풀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신에 니트의 촉감은 나빠지고 전체적인 무게가 무거워집니다.
니트에 사용될 원사에 '코밍'공정을 거치면 보풀이 생기는 것을 매우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코밍 공정은 방적 과정에서 실의 겉면에 붙어 있는 짧은 섬유들을 제거하는 과정이며 이 공정을 거친 실을 양모인 경우에는 '소모사', 면사인 경우에는 '코마사'라고 부릅니다.
코마사와 소모사는 표면이 매끄럽고 굵기가 균일해 완성된 섬유의 촉감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실로 니트를 만들면 공기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잔털이 없어 보온성이 떨어지게 되고, 섬유의 표면이 매끈해져서 니트 특유의 포근한 느낌이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코밍 공정은 섬유의 10~30%를 깎아내기 때문에 같은 양의 원료로 생산할 수 있는 실의 양이 적어 가격상승의 원인이 됩니다.

론적으로,

ⓒwickenden

니트에 보풀이 전혀 생기지 않도록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착용감, 수명, 보온성, 스타일, 무게 가운데 한두가지의 희생이 반드시 따라온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가볍고 따뜻하면서도 이쁜 니트를 선택하셨다면 보풀의 예방과 관리는 직접 해 주셔야만 합니다.
그러면, 보풀이 전혀 안생기면서도 위의 사항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섬유가 아직 없는 것일까요?
당연히 요즘의 화학, 섬유공학 기술을 동원하면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완벽한 섬유의 유일한 문제점이라면 가격이 금값과 맞먹는 수준이어서 우주복을 만들 때나 쓸 수 있다는 것이지요.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현명한 선택이 있을 뿐이지요.




2009년 12월 2일 수요일

니트의류의 세탁, 보관, 관리, 완벽 가이드

속에 가디건, 스웨터, 조끼 같은 니트 아이템은 몇 개쯤은 다들 갖고 계시죠?
니트의 매력은 역시 자연스러운 편안함 그리고 지적이면서도 포근한 느낌일 거에요.
심심한 스타일에도 걸쳐주기만 하면 손쉽게 따뜻한 느낌과 독특한 컬러감을 더해줄 수 있는 니트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패션아이템입니다.
하지만, 니트는 잘못 관리하면 늘어지기도 하고, 보풀도 일어나고, 쉽게 해어질 수도 있는, 조금 까탈스러운 옷이기도 합니다.
니트는 옷의 구조와 섬유의 조직과 조금 다른 만큼 다른 옷들과는 약간 다른 관리가 필요하지요.
어려운 것 같지만 살짝만 신경써주면 단순한 니트 관리법!
지금부터 알아볼께요.

◎ 세탁법의 선택


다른 모든 의류와 마찬가지로 니트도 올바른 세탁법의 선택이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올바른 세탁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사용된 섬유의 종류를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니트에 많이 쓰이는 섬유는 울, 면, 레이온, 아크릴 등이며 각각의 섬유가 일정 비율로 섞인 혼방재질이 있습니다.
울은 동물성, 면은 식물성, 레이온은 재생섬유, 아크릴은 합성 섬유인 만큼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미지근한 물에서 중성세제를 사용한 조심스러운 손세탁은 일반적으로 모든 니트의류에 권장되는 세탁법입니다.
하지만, 각 성분에 따라 좀 더 바람직한 세탁법이 있습니다.

⊙ 울 100%
조심스러운 손세탁이 가능하지만, 섬유 조직에 따라서는 반드시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합니다.
처음 한 두번은 드라이클리닝을 해주는 것을 권합니다.

⊙ 아크릴 100%
손세탁 또는 세탁망과 울 코스를 선택해 세탁기로 세탁할 수 있지만, 세제는 반드시 중성세제 또는 전용세제를 사용합니다.

⊙ 레이온 100%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드라이클리닝을 합니다.
물세탁 가능 표시가 별도로 있는 경우에도 처음 한두번은 드라이클리닝을 해 준 다음부터 가벼운 손빨래로 처리합니다.

⊙ 면 100%
손세탁 또는 세탁망과 울 코스를 선택해 세탁기로 세탁할 수 있지만, 세제는 반드시 중성세제 또는 전용세제를 사용합니다.

⊙ 혼방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드라이클리닝을 합니다.
물세탁 가능 표시가 별도로 있는 경우에도 처음 한두번은 드라이클리닝을 해 준 다음부터 가벼운 손빨래로 처리합니다.



◎ 니트류의 손세탁 방법

손세탁법의 종류나 필요성 등에 대해서는 앞선 '손빨래 제대로 하기'편에서 알아보았습니다.
여기서는 실제로 니트류를 손세탁할 때의 과정과 방법은 간단히 다루겠습니다.

1. 대야에 미지근한 물을 준비합니다.
물 온도는 전체 세탁과정 동안 온도 변화가 적은 편이 좋습니다.
겨울에는 18도, 다른 계절에는 30도 이하가 좋습니다.

2. 세제를 표준사용량만큼 물에 풀어 잘 녹입니다.
세제는 중성세제, 울 전용 세제, 또는 홈 드라이용 세제를 사용합니다.
전용 세제가 없을 때는 머리 감는 샴푸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세탁할 니트를 정리할 때처럼 잘 접어서 세제를 푼 물에 담그고 손바닥 전체를 이용해 눌러서 전체가 충분히 젖도록 합니다.
단추는 미리 모두 채우고 가능하면 뒤집어서 크게 접는 것이 좋으며, 세탁망을 사용하면 더 좋습니다.
이 상태로 10~15분 정도 담궈둡니다.

4. 오염이 심한 부분이 있으면 손바닥에 올려 놓고 세제 원액을 묻혀 손이나 브러쉬로 가볍게 두드립니다.
비벼 빨아서는 안됩니다.

5. 손바닥과 손가락 전체를 써서 '눌러 빨기' 방법으로 20~30회 눌러주며 세탁합니다.
비벼 빠는 것은 수축과 손상, 보풀 발생의 원인이 되므로 절대 금물입니다.
물에서 건지거나 뒤집을 때는 물에 젖은 상태에서 섬유가 늘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합니다.

6. 더러움이 빠지면 접은 채로 맑은 물에서 헹굽니다.
세탁할 때와 같은 요령으로 헹구며, 거품이 생기지 않을 때가지 3~4회 헹굽니다.

7. 물에서 건진 다음 평평한 바닥에 뉘어서 물기를 뺍니다.
고무 뜨개 부분은 손으로 꼭 쥐어서 짜주고 마른 수건으로 옷을 감싸고 꾹꾹 눌러 물기를 뺍니다.
세탁기의 탈수기능을 이용할 때는 접은 채로 세탁망에 넣어서 1분 이내로 탈수시킵니다.
드럼 세탁기의 탈수기능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비틀어서 짜거나 니트를 그대로 탈수기에 넣어서는 안됩니다.

8. 옷을 뒤집은 채 형태를 가지런히 하고 건조대 위에 펼쳐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뉘어 말립니다.

9. 충분히 말린 후 다림질이 필요할 때는 스팀다리미를 이용합니다.
니트의 형태를 잡아주면서 다리미를 옷감에서 1~2cm 띄운 상태로 다림질 합니다.


◎ 니트의 보관법

니트를 보관할 때는 형태를 잡은 후 가능한 한 크고 평평하게 접어서 서랍장에 넣어 보관합니다.
둥글고 느슨하게 말아서 보관하는 것도 좋습니다.
옷걸이에 걸어 보관하면 금방 늘어지고 변형이 생깁니다.
수납할 서랍 밑에는 신문지를 깔아주는 것이 좋으며 옷 사이에도 신문지 한장씩을 끼워넣는 것이 좋습니다.
오염이 걱정되는 옷인 경우에는 신문지 대신 흰색 습자지를 이용하세요.
지나치게 눌리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순모 도는 파시미나 소재의 고급 니트류는 좀벌레가 생기기 쉬우니 방습방충제를 꼭 같이 넣어 주세요.
와이셔츠 상자 등을 써서 밀봉 보관하는 것도 권장할만한 방법입니다.
오래 보관해 두어 구김이 많이 간 니트는 입기 전에 증기가 가득 찬 욕실에 걸어두면 쉽게 구김이 펴집니다.


◎ 니트의 취급법

의외로
무심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니트는 입고 벗을 때의 습관이 니트의 수명을 많이 좌우합니다.
니트류는 신축성과 복원성이 좋은 편이지만 거칠게 취급해서는 안됩니다.
입은 후에는 먼지를 털어내고 건조대나 의자 위에 펼쳐서 체온과 습기를 발산시켜 주세요.
특히 땀을 흘렸거나 습도가 높은 날에는 충분히 건조시킨 후에 다시 입는 것이 변형을 막는 방법입니다.
가능하면 니트류를 하루 입은 후에는 하루를 쉬면서 형태가 복원될 시간을 주세요.


◎ 변형된 니트의 복원법

니트는 입는 동안 체형과 입는 방법에 따라 자연스러운 변형이 생깁니다.
만약 급격하게 늘거나 주는 변형이 생겼다면 세탁방법이 잘못된 경우가 90% 이상이며 나머지는 보관이나 취급 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세제의 선택, 물온도, 세탁방법, 건조방법은 섬유 조직에 심한 변형을 일으킬 수 있으며 조직의 구성이 상대적으로 듬성듬성한 편인 니트는 변형의 폭이 클 수 밖에 없으므로 특히 주의해 주셔야 합니다.

늘어난 니트의 경우에는 살짝 오므린 후 스팀다리미를 사용해 스팀을 쐬어주면 복원할 수 있습니다.
다리미가 직접 닿지 않도록 조심해 주면서 늘어난 부분에 고르게 스팀을 쐬어 주세요.
줄어든 니트를 다시 늘일 때는 암모니아수나 식초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의 섬유 손상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암모니아수는 화공약품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큰 대야에 소주잔 한잔 정도의 암모니아수를 풀어 충분히 섞어주세요.
줄어든 니트를 담궈 두었다가 살살 펴면서 늘여주면 어느 정도 복원이 가능합니다.
식초는 섬유 손상이 암모니아에 비해 적지만 복원할 수 있는 정도 역시 적은 편입니다.


보풀 관리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카드와 산타클로스 이야기

난 해

ⓒcursedthing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은 몇 장이나 받으셨나요?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몇 장의 카드를 보낼 계획이세요?
연말연시에 주고받는 인사장이 얼마나 되는가를 보면 그 사람이 한 해동안 어느 정도 폭넓은 사회생활을 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하네요.
최초의 인사장은 가장 중요한 날인 새해 첫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 분명합니다.
이집트의 관습은 그 날에 글로 쓴 메시지와 함게 선물을 보내는 것이었다고 하는군요.
로마인들 역시 1월 1일은 선물을 주고 인사를 하는 날이라고 믿었습니다.
특히 인기있었던 선물은 두 얼굴을 가진 신 '야누스'가 새겨진 행운의 동전이었어요.

리스마스 카드는 비교적 잘 알려진 단순한 기원을 갖고 있습니다.
런던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 새로 관장으로 부임한 헨리 콜 경은 너무 바빠 지인들에게 일일히 크리스마스 편지를 쓸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1843년에 이 카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편지 내용을 쓰는 대신 그는 미술가인 존 호슬리에게 크리스마스의 장면들을 묘사한 그림을 그려 달라고 의뢰해 카드에 복사했습니다.
콜의 아이디어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3년 뒤, 미국에서는 무료 우편배달제도가 신설되었고, 독일에서 이민온 루이스 프랑이 미국의 크리스마스 카드 산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바이에른에서 캐낸 석회석을 사용하는 사치스러운 인쇄공정을 쓴 덕분에 그림 한 장에 17가지나 되는 색을 사용할 수 있었고, 화려한 카드는 명절에 들떠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다는 것이지요.
예나 지금이나 크리스마스는 가장 감상적인 명절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시적인 표현을 사용했거나 엄숙한 분위기를 띈 카드들은 잘 팔리지 않았지요.


장 인기있는 크리스마스 카드의 모델은 역시 '산타클로스'일 거에요.
산타클로스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대체로 3세기경 소아시아에서 출생한 성 니콜라스(St. Nicholas)란 것이 일반적인 정설입니다.
17세기에 신대륙으로 이주한 네덜란드인들은 성 니콜라스를 '산테 클라스'라고 부르며 자선을 베푸는 사람의 모델로 삼았는데, 그 발음이 그대로 영어화되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산타클로스를 크리스마스의 상징으로 만들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빨간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만든 것은 전세계적으로 브랜드 파워 1위를 자랑하는 코카콜라 회사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콜라 판매가 비수기에 접어드는 겨울마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고심하던 코카콜라는 겨울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산타클로스를 1931년에 광고 캠페인에 등장시켰답니다.
코카콜라는 상업용 일러스트 전문 화가였던 하든 선드블롬(Haddon Sundblom)에게 코카콜라를 위한 산타클로스를 그려달라고 의뢰해 탄생했다는 거에요.
재탄생한 산타클로스는 '코카콜라 레드(Coca-Cola Red)' 빛깔인 붉은 색 외투에 흰색 털을 단 옷을 입었고, 종교적인 근엄한 성직자의 모습 대신 풍성한 흰 수염에 홍조를 띤 인자한 할아버지 모습이었지요.
선드블롬이 탄생시킨 산타는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 뒤 휴식을 위해 코카콜라를 마셨고, 착한 어린이들은 산타가 선물을 넣어주는 양말 속에 감사한 마음으로 코카콜라를 담아두었답니다.
콜라를 즐겨 마신 산타클로스는 세월이 가면서 그림 속에서도 점점 더 뚱뚱해지고 있다고 하네요.

드블룸이 과연 얼마나 독창적인 화가였는지는 상당히 의문스러운 일이에요.
옆의 그림은 산타클로스가 CF모델직을 가지기 이전인 1910년대의 크리스마스 카드인데 여기도 비슷한 인상, 복장, 몸매의 산타클로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혹시 산타클로스와 코카콜라에 관련된 이야기 그 자체가 코카콜라의 마케팅 전략인 것은 아닐까요?
다른 설에 의하면 산타클로스가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사람들 앞에 등장한 것은 1822년 성탄절 이브에 뉴욕의 신학자 클레멘트 무어가 쓴 시 '성 니콜라스의 방문'에서 였다고 하네요.
본래 날렵하고 키가 컸던 산타클로스가 발그스름한 볼에 뚱뚱한 모습을 하게 된 것은 19세기의 만화가 토마스 나스트가 20년간 잡지에 성탄절 삽화를 그리면서 차츰 완성한 것이라는군요.
그런데 이 삽화들에서는 산타클로스의 옷 색깔이 꼭 빨간 것만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산타클로스에게 털달린 빨간 내복을 유니폼으로 입힌 것은 코카콜라가 확실한 모양이에요.

음으로 카드를 주고받은 명절에 관해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떤 명절이 가장 많은 혼란을 일으켰는지도 분명합니다.
바로 발렌타인데이 입니다.
2월 14일에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는 발렌타인 주교의 순교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하지만, 새들이 짝을 짓는다고 생각하던 2월 중순에 로마의 이교도들이 벌이던 루페르쿠스 축제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날의 의식 가운데 로마의 처녀들이 쪽지에 자기 이름을 써 공공 장소에 설치된 용기에 떨어뜨리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총각들은 이름 하나를 꺼내 새해에 여자친구로 삼았다고 합니다.
이 젊은 여자친구가 데이트상대였는지 아니면 情婦였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기록이 없지만, 기독교 교회는 이 '사랑의 로또'를 아주 못된 풍습으로 여겨 수백년 동안 이 퇴폐풍조를 없애기 위해 싸웠습니다.
어떤 때에는 처녀들에게 자기 이름 대신 성자들의 이름을 써 넣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성자에 의해 영적인 충족을 약속받는 것이 로마 총각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일은 아니었나봅니다.
사랑의 추첨은 공개적인 방법으로든 은밀한 방법으로든 계속되었습니다.

At 1911

발렌타인이 범한 죄목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AD 270년 경에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의 의해 순교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발렌타인 주교는 사랑과 자선으로 특히 유명했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는 날로서 그의 기일을 선택했다는군요.
카톨릭 교회는 공식적인 미사 달력에서 다른 많은 성자들과 함께 성 발렌타인을 제외했지만 그의 존재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강하게 믿어지고 있습니다.

렌타인 데이는 오늘날에는 즐거운 명절일 뿐,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19세기 미국에서는 발렌타인 카드는 반드시 직접 손으로 만들어야 하고 반드시 독창적인 내용의 문장을 써넣어야만 했답니다.
게다가 글씨체는 둥그스름하고 기울어진 글씨체인 '스펜서체'를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젊은이를 위한 발렌타인 카드 쓰는 법'이라든가 '사랑의 전율'같은 연애용 작문 교본이 출판되기도 했었죠.
이 책을 참고했던 사람은 사랑하는 상대방이 서점에서 우연히라도 그 책을 열어보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