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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3일 목요일

니트에 생긴 보풀 관리, 왜? 어떻게?

풀이

ⓒmararie

잔뜩 일어나 동글동글 매달려있는 옷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죠.
보풀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은 옷을 입는 동안 생기는 마찰입니다.
모든 섬유는 사용하는 과정에서 마찰에 의해 자연스렇게 닳아 갑니다.
그 과정에서 니트류처럼 조직이 느슨한 섬유들에서는 섬유 가닥이 밖으로 빠져나오게 됩니다.
이런 짧은 섬유 가닥의 끝이 계속되는 마찰에 의해 꼬이고 서로 뭉쳐지면 작고 동그란 덩어리를 만들어 냅니다.
이 작은 보풀 덩어리는 아직 끊어지지 않은 섬유 가닥의 지지를 받아 옷에 매달려 있게 되지요.

트에 생긴 보풀은 섬유의 통기성과 촉감을 나쁘게 만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관상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적절히 잘 제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보풀을 없앨 때 손이나 접착테이프로 뜯어내면 점점 더 많은 보풀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뜯어내는 과정에서 많은 잔 섬유가닥들을 일으켜 세우기 때문이지요.

요런 것들을 준비하세요



이 굵은 니트류에 잘 생기는 큰 보풀덩어리는 쪽가위나 코털가위를 이용해 뿌리쪽에서 잘라내 주세요.
보풀이 작아 손으로 집기 힘들 때는 접작테이프로 살짝 들어올린 후에 잘라내세요.
전기면도기처럼 생긴 보풀제거기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손으로 하는 것보다 깨끗하지 않고 어느 정도는 보풀을 뜯어내기도 하기 때문에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모혼방 섬유나 폴라폴리스, 올이 가는 니트류에 잘 생기는 작고 미세한 보풀에는 안전면도기를 이용하세요.
눈썹면도칼을 쓸 수도 있지만 실수로 옷을 상하게 할 확률이 높으니 편의점에서 남성용 일회용 면도기를 하나 사서 쓰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 때는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에 옷을 잘 펼치는 것이 중요해요.
면도기로 보풀을 슥슥 긁어내는 기분으로 가볍게 당기면서 깎으면 금방 깨끗하게 제거됩니다.

ⓒWordRidden



기까지는 다들 많이 아시는 얘기일테고, 이제 좀 더 근본적인 얘기를 해봐야 겠네요.
가끔 니트류 선전에서 '보풀이 절대 생기지 않아요'라는 광고를 볼 수 있습니다.
보풀이 전혀 안생기는 옷은 정말 좋은 옷일까요?
소비자들이 보풀을 싫어한다는 것을 옷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를 리 없는데 왜 보풀이 생기는 니트를 계속 만들까요?
비싼 값을 주고 샀는데 왜 빨래를 하자 마자 줄어버리거나 금방 닳아서 구멍이 나는 걸까요?
고급 니트라고 하는데 왜 입을 때마다 까슬까슬한 걸까요?
아크릴이 포함되었다는데 값싸고 안좋은 소재 아닌가요?
이런 의문들에 대한 답을 니트의 원재료와 공정에서부터 찾아 보겠습니니다.

'니트'는 비교적 굵은 실을 손뜨개를 하는 것처럼 고리모양으로 계속 엮어 만든 섬유 제품들을 통털어 일컫는 말입니다.
사용되는 원사는 보통 가는 실을 여러가닥 꼬아서 굵게 만들어 사용하며, 원료는 주로 울, 면, 아크릴입니다.
이 섬유들 가운데 동그란 보풀 덩어리를 만들어내는 주범은 바로 아크릴 섬유입니다.
아크릴이 섞이지 않은 면100% 혹은 울100% 니트에도 보풀은 생기지만 섬유의 강도가 약해 금방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눈에 별로 띄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면, 아크릴이 전혀 섞이지 않은 니트류는 장점만을 가지는 것일까요?
울 100%, 면 100%인 니트는 보풀이 덜한 대신 변형이 잘 생기는 것이 공통적인 약점입니다.

니트는
보온성이 좋지만 마찰에 약해 빨리 닳아 해어지는 경향이 있고, 상대적으로 촉감이 거친 경우가 많습니다.
순모 스웨터를 오래 입어보셨다면 팔꿈치가 닳아서 모기장처럼 하늘하늘해진 것을 본 적이 있으실 거에요.
입을 때마다 목이 까슬까슬한 터틀넥은 울이 많이 섞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울 100% 니트인데 가볍고 부드럽다면 아마 상당히 비싼 가격을 주고 구입하셨을 거에요.
하지만, 직사광선에 약해 쉽게 색이 바래고, 좀벌레가 좋아하고, 입을수록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며, 반드시 드라이클리닝을 해야하기 때문에 관리에 꽤 신경을 써줘야만 합니다.

100% 니트는 촉감이 좋고 마찰에도 비교적 강한 편이지만, 보온성이 약하고 니트 특유의 풍성하고 포근한 느낌이 덜합니다.
대부분 면니트는 촉감이 티셔츠나 내의에 가깝고 입었을 때 니트답지 않게 기대보다 썰렁한 느낌을 줍니다.
울 니트와 달리 손빨래에 의한 물세탁도 가능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지만, 입은 느낌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편이고 오래 입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급 니트류에는 종종 캐시미어, 모헤어, 앙고라 등이 포함됩니다.
이런 헤어 섬유들은 촉감이 부드럽고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입니다.
이렇게 부드럽고 가는 섬유들일수록 마찰에도 약하고 보풀이 더 잘 생깁니다.
물세탁을 하면 즉시 심각한 변형이 생기므로 반드시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합니다.
비스코스 등의 이름으로 레이온을 섞는 경우도 있습니다.
레이온은 촉감이 부드럽고 특유의 광택을 가지면서 염색했을 때 색상이 화사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물에는 매우 약하고 탄력성이 적어 구김이 잘 가는 편이고 감촉이 다소 차가운 편입니다.

크릴은 보풀과 정전기를 일으키며 열에 약한 합성섬유여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트 원사에 아크릴을 섞는 이유는 아크릴이 갖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아크릴 섬유는

코밍공정 전과 후

양모와 유사한 촉감을 가지면서 유연하고 따뜻한 편이어서 니트 원사로 즐겨 사용되고 있습니다.
울, 면 등의 자연섬유에 비해 질기고 마찰에 강하면서, 물에 의한 변형은 적고, 젖은 후 건조되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니트류의 수명을 늘이는 역할을 합니다.
양모보다 가볍고 탄력성이 좋아 구김이 덜 가고 직사광선이나 세제, 약품 등에도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아크릴이 섞인 니트는 같은 보온성을 갖는 울 100%, 면 100% 니트에 비해 훨씬 가벼우며 옷 관리도 상대적으로 쉬운 편입니다.

외에 보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니트를 만드는 공정 중에도 있습니다.
원사를 만들 때 꼬임 수를 많게 하거나, 니트를 짤 때 조직의 밀도를 높여 촘촘하게 짜면 보풀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신에 니트의 촉감은 나빠지고 전체적인 무게가 무거워집니다.
니트에 사용될 원사에 '코밍'공정을 거치면 보풀이 생기는 것을 매우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코밍 공정은 방적 과정에서 실의 겉면에 붙어 있는 짧은 섬유들을 제거하는 과정이며 이 공정을 거친 실을 양모인 경우에는 '소모사', 면사인 경우에는 '코마사'라고 부릅니다.
코마사와 소모사는 표면이 매끄럽고 굵기가 균일해 완성된 섬유의 촉감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실로 니트를 만들면 공기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잔털이 없어 보온성이 떨어지게 되고, 섬유의 표면이 매끈해져서 니트 특유의 포근한 느낌이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코밍 공정은 섬유의 10~30%를 깎아내기 때문에 같은 양의 원료로 생산할 수 있는 실의 양이 적어 가격상승의 원인이 됩니다.

론적으로,

ⓒwickenden

니트에 보풀이 전혀 생기지 않도록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착용감, 수명, 보온성, 스타일, 무게 가운데 한두가지의 희생이 반드시 따라온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가볍고 따뜻하면서도 이쁜 니트를 선택하셨다면 보풀의 예방과 관리는 직접 해 주셔야만 합니다.
그러면, 보풀이 전혀 안생기면서도 위의 사항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섬유가 아직 없는 것일까요?
당연히 요즘의 화학, 섬유공학 기술을 동원하면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완벽한 섬유의 유일한 문제점이라면 가격이 금값과 맞먹는 수준이어서 우주복을 만들 때나 쓸 수 있다는 것이지요.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현명한 선택이 있을 뿐이지요.




2009년 11월 8일 일요일

청바지의 올바른 세탁법

바지가 더 이상 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작업복이 아니라는 사실에는 모두들 공감하시겠지.

마땅히 입을만한 옷이 생각나지 않을 때, 또는 좀 더 세련된 스타일을 내고 싶을 때 쉽게 손이 가는 이 청바지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서 제 구실을 톡톡히 해주는 내 옷장의 착한 멤버중 하나다.

하지만, 청바지는 언제나 학대당하는 콩쥐다.

$20 정도 밖에 하지 않는 싼 청바지이든, $200을 넘게 주고 산 프리미엄 진이든 상관없이 세탁할 때가 되면 그냥 세탁기에 던져넣어 지거든.

하지만, 실제로 요즘 나오는 청바지들은 예전의 그것들과 달리 엄청나게 복잡하고 많은 가공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그렇게 터프한 취급을 잘 견뎌내지 못한다.

원래 튼튼했던 데님원단도 복잡한 스티치, 부분염색, 다단계 워싱, 빈티지 가공, 장식물 부착 등을 거치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줘야 하는 연약한 아이로 재탄생하기 때문이지.

언제나 구박받고 학대 당하지만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해주는 청바지를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는다면 신데렐라의 엄마에게 뭐라고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일 지도 모른다.

어떻게 내 옷장의 신데렐라를 제대로 대접할 수 있을지 좀 알아보자.

 

단, 청바지의 특성 중 가장 특징적인 점은 바로 '물빠짐'특성일 거다.

청바지의 느낌은 세탁을 할 때마다 달라진다고 할 만큼 물빠짐 현상은 청바지 고유의 특징이다.

물빠짐이 곱고 균일한 청바지는 세월이 갈수록 그 멋을 더해가지만, 그 반대라면 한 번 세탁한 다음엔 즉시 작업복으로 전락하기 마련이지.

청바지는 비싼거나 싼거나 상관없이 사용된 원단과 염색 방법이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똑같은 관리방법이 적용된다.

 

빠짐을 곱게 만들기 위해서는 청바지를 산 후 처음 몇 번의 세탁이 특히 중요하다.

권장할 만한 방법은 일단 한 번 '드라이클리닝'을 해 준 다음에 입는 것.

옷을 입는 동안 생기는 마찰과 탈색이 생기기 전에 해주는 드라이클리닝은 옷 제작 과정에서 들어간 여러가지 화학물질들을 제거해줌과 동시에 섬유 표면에 얇은 막을 입혀서 한동안 마찰에 의한 탈색을 어느 정도 막아주거든.

아무 세탁소나 찾아가서 말없이 맡기면 95% 이상의 확률로 물세탁을 하게 될 테니까 반드니 믿을만한 단골세탁소를 찾아 꼭 드라이클리닝을 해달라고 확인을 받아놓으시기 바란다.

가끔씩 청바지 중에서 워싱가공 기법상의 특징 때문에 드라이클리닝을 할 수 없는 바지도 있다.

이런 경우는 세탁방법에 따로 표시가 되어 있으니까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라이클리닝이라는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처리 방법도 있긴 하다.

염도가 높은 소금물에 한나절 정도 담궈 놓으면 된다.

소금은 청바지에 사용된 염료를 고착시키는 역할을 해줘서 세탁할 때 물빠짐이 천천히 균일하게 일어나도록 해주거든.

소금물 농도는 바닷물 정도로 많이 짜게 만들어야 되고, 찬물을 이용하셔야만 한다.

충분히 담궈놓았다가 맹물에 잘 헹궈 소금끼를 빼고 입어주시면 되겠다.

 

후로 세탁할 때도 신경을 써주실 부분들은 있다.

대부분 세탁기를 사용하실 텐데, 세탁기 빨래를 잘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썼으니까 거기서 읽고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데님원단은 물세탁을 할 때 물빠짐과 수축, 변형이 반드시 생긴다는 사실을 명심하시라.

적어도 아래의 사항들 정도는 늘 신경을 써 주셔야만 내 청바지를 계속 외출복으로 삼을 수 있다.

 

1. 제일 먼저 할 일은 세탁물을 분류할 때, 청바지는 청바지끼리 모아서 세탁하는 것.

터프한 데님 원단과 금속 부착물들이 다른 옷을 손상시키는 사태와 서로의 색깔을 주고 받는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책 되시겠다.

 

2. 청바지를 세탁기에 넣을 때는 반드시 지퍼와 버튼을 모두 잠그고 뒤집어서 넣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미세한 수축이나 변형이 생기더라도 전체적인 형이 잘 유지될 뿐만아니라, 섬유 손상도 방지할 수 있다.

세탁망의 사용도 적극 추천 사항이다.

만약 빈티지 가공, 데미지 가공 등으로 올풀림이 생길 수 있는 청바지라면 세탁망을 꼭 사용해 주시길.

청바지 주머니에는 봉재 방법의 특성상 먼지와 실밥이 잘 껴있으니까 세탁 전에 미리 제거해 주시기 바란다.

 

3. 세제는 중성세제로, 물온도는 찬물로 선택하시라.

알칼리성 강력 세제와 산소계 표백제의 조합은 청바지의 염료들도 오염물과 같이 취급해서 깨끗하게 제거하려고 덤벼든다.

뜨거운 물이라면 그 공격력이 더욱 탁월해질 것이고 청바지의 사이즈와 핏라인은 더 이상 내것이 아니게 될 것이다.

세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글에서 자세히 썼으니까 거기서 읽어 주시기 바란다.

 

4. 세탁코스는 10분 이내로, 탈수는 1분 정도만 하시길.

오랜 탈수는 강력한 세탁만큼이나 물빠짐을 불균일하게 만들 수 있다.

 

5. 말릴 때는 그늘에서, 뒤집은 상태로, 거꾸로 길게 널어 말리시라.

말리는 동안에도 탈색과 변형과정은 여전히 진행된다.

적어도 요렇게 말리면 변색과 줄어듬, 비틀어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세탁기의 건조 기능은 절대 사용금지.

 

6. 다 말렸으면 뒤집은 상태에서 가벼운 다림질을 해 주시길.

스판성분이 들어있는 청바지라면 굳이 다림질을 해주지 않는 것이 더 좋지만, 100% 면 청바지라면 가벼운 다림질을 해무릎이 나오지 않은 모양을 만들어 주시는 것이 센스.

재봉선이 양 옆으로 가도록 펼치고 바지단을 길이 방향으로 살짝 당기면서 약하게 다림질을 해주는 동안 형태를 원래대로 잡아주시라.

 

7. 보관할 때는 다림질을 끝낸 그 상태로 거꾸로 길게 걸어 보관하시길.

단, 스판이 함유된 청바지는 행여 늘어날 수도 있으니까 눕혀 보관하시는 것이 더 좋다.

양복바지처럼 줄을 잡거나 접어서 보관하는 것보다는 이 편이 훨씬 형태 유지가 잘 된다는 사실.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바른 세탁법'에 관한 글들입니다.

▶ 빨래는 과학이다
▶ 세제, 바로 알고 바로 쓰기
▶ 향기 나는 섬유린스?
▶ 손빨래 제대로 하기
▶ 세탁기, 제대로 쓰고 계신가요?
▶ 드라이클리닝 해주세요
▶ 청바지의 올바른 세탁법

 

 

2009년 11월 1일 일요일

드라이클리닝 해주세요

photo by pureandapplied

비싼 옷이 더러워 졌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
세탁소를 찾아가서 '드라이 해주세요' 한마디와 함께 이름을 적고 오면 만사 해결인 걸까?
물론 틀린 행동은 아니지만 그건 마치 길을 걷다가 배고파지면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 '밥줘'를 외치고 기다리는 것과 같은 행동이겠지.
보통 생각하기에 드라이클리닝은 세탁소 사장님의 전문적이고도 난해한 영역으로 여겨 별 관심을 갖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 전문적인 영역에 대해서 좀 알아볼 생각이다.

라이클리닝이란 쉽게 말하자면, 커다란 드럼세탁기에 물 대신 솔벤트라는 유기성용제를 부어서 의류를 세탁하는 것이지.
세탁소는 비유하자면 옷들이 모이는 대중탕같은 곳이다.
그래서 사용하는 기계 크기도 가정용 욕조와 목욕탕 욕조의 차이만큼 크게 난다.
그리고 집에서와 달리 틀었을 때 기름이 쏟아지는 수도꼭지가 아직 없기 때문에 사용하는 솔벤트는 재활용방식을 거치고 있어.
드라이클리닝 세탁기에 2개의 기름탱크가 달려 있다.
기름과 소프(드라이크리닝 세제)가 섞여 있는 첫번째 기름탱크속의 용제가 드라이크리닝 기계속으로 들어와 의류함께 회전하다가, 필터를 통해 1차 걸리지고, 다시 기름탱크속으로 들어가는 순환방식으로 세탁이 되는거지.
그리고 헹굴 때는 순수 기름만 담긴 두번째 탱크에서 드라이크리닝 기계속으로 용제가 들어와서 반복순환하면서 헹궈내는 거고.
마지막 탈수할 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돌리면서 옷에 남은 기름성분과 오염물질들을 강력하게 털어내는 거야.
이렇게 2개의 탱크에 들어 있는 기름들은 계속 돌고 도는 거다.
증발하거나, 일부 의류에 묻어 나와 감소되는 기름만큼만 재충전하면 기름은 영원히 계속 사용될 수 있는 원리지.

photo by //amy//

싼 옷들에 드라이클리닝 표시를 붙여 놓은 건 그 방법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번째, 옷에 묻은 지용성 오염물질을 잘 제거해 준다.
집에서 하는 물세탁으로는 잘 지워지지 않는 기름때 같은 것들은 같은 기름에 담궈 세탁해야 잘 없앨 수 있다는 얘기지.
만약 기름이 녹여낼 수 없는 오염이 있더라도 오염 자체를 섬유로부터 들뜨게 하는 박리 작용을 해주기 때문에 탈수 과정에서 오염물질들이 쉽게 떨어지게 된다.

번째, 세탁 후에 옷을 보호할 수 있다.
드라이클리닝을 할 때 사용한 기름성분은 세탁 후에도 섬유 조직의 겉과 속에 미세하게 남아있거든.
얘네들이 수분이나 수용성 오염으로부터 옷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
드라이클리닝을 한 번 한 옷은 잘 더럽혀지지 않는다는 얘기지.

번째, 세탁하는 동안의 옷의 손상이 적다.
기름은 물보다 가볍거든.
세탁기 안에서 기름과 옷이 함께 회전할 때, 물보다는 적은 마찰력과 저항이 가해져서 옷의 형태 보존이 잘 된다는 거지.
또한, 드라이클리닝을 한 옷은 다림질이 잘 먹기 때문에 다림질을 하는 동안의 옷 손상도 훨씬 줄일 수 있다.

렇게 늘어놓으면 드라이클리닝이 무조건 좋은 것만 같지?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단점도 있다.

드라이클리닝 기름통 상태는 대충

첫번째, 수용성 오염물질은 잘 제거하지 못한다.
기름을 쓰니까 당연한 얘기지.
간장을 쏟은 드레스는 드라이클리닝을 해도 깨끗해 지기 어려워.
간장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오염물질이거든.

번째, 물세탁보다 깨끗하게 빨아지지 않는다.
좀 황당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아까 말했듯이 기름은 물보다 적은 마찰과 저항을 준다.
한마디로 살살 빤다는 얘기지.
게다가 세탁소 사장님의 입장에서는 망가진 옷보다는 덜 깨끗한 옷을 돌려주는 것이 유리하거든.

번째, 남아 있는 기름 성분은 과연 무엇일까?
물세탁 후에 옷에 남아있는 '물'이 해롭지 않은 건 50만년의 인류 역사를 통해 증명된 걸로 알거든.
드라이클리닝 후에 냄새를 살짝 풍기는 그 유기용제는 어떨까?
앞에서도 말했듯이 사용하는 기름과 소프는 계속 재활용되는데, 과연 그 비싼 기름은 얼마마다 새로 교체가 되는 걸까?
5천원만 받고도 드라이 클리닝을 해주신 마음씨 좋은 세탁소 사장님만 아시겠지.
매우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자극이 될 수 있으니까 혹시라도 아기옷이면 비싸더라도 드라이클리닝 하지 마시라.

가 좋건 싫건 어떤 옷들은 어쩔 수 없이 드라이클리닝을 해줘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지.
그리고 세탁소를 차리지 않는 한은 내가 직접 드라이클리닝을 할 방법은 아직은 없다.
그러면 좀 더 현명하게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방법은 뭘꼬?

저, 좋은 세탁소 사장님을 만나야 한다.
일단 보유한 세탁 기술에 대해 장인 정신을 가진 분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지.
그리고, 아까 세탁소를 옷의 대중탕이라고 했는데, 말하자면 깨끗한 물을 쓰고 자주 청소하는 목욕탕에 가시라는 얘기다.
그런 세탁소를 찾는 방법은 불행히도 경험해 보시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 단점이긴 해.
우리가 원하는 세탁의 99%는 일반적인 세탁이니까 특수세탁전문, 얼룩제거전문 이런 거에 현혹되지 마시길.
보상보험 어쩌고 하는 스티커도 별로 소용은 없다.
옷이란 건 한 번이라도 입으면 그 가격이 수직으로 추락하는 물건이거든.
동네 세탁소 몇 군데를 경험하면서 유심히 살펴보면 몇 달 안에 찾아낼 수는 있을거야.
혹시라도 두 대의 드라이클리닝 기계를 갖추고 밝은 색 옷과 어두운 색 옷을 분리해서 세탁하는 곳을 발견한다면 그 곳은 일단 후보에 올려도 될거다.

번째, 세탁소 사장님과 대화를 해야 한다.
옷의 소재가 뭐라든지, 어떤 오염은 어떻게 생겼다든지, 그 전에는 언제 세탁을 했다든지 하는 것들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가능하다면 의견을 구하시라는 거야.
옷에 붙어있는 세탁주의 표시는 의외로 쉽게 떨어지거나 지워진다.
어떤 옷들은 아예 이런 표시가 붙어있지 않은 경우도 많아.
요런 옷들은 원가를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서이거나, 또는 백화점이나 큰 유통업체에 같은 제품을 납품하고 나머지를 소규모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한 경우일 거야.
아무튼 미리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고 메모까지 남겨두면 세탁소 사장님의 능력을 좀 더 활용할 수 있다.

photo by Laura Appleyard

번째, 적당한 주기로 세탁을 해주시길.
오염이 생겼는데도 그냥 방치해두면, 그 옷은 세탁소가 아니라 재활용센터로 가게 된다.
목욕탕에서 때는 깨끗하게 벗길 수 있지만 피부병을 고칠 수는 없거든.
아까도 말했듯이 드라이클리닝은 그렇게 강력한 세탁방법이 아니야.
찌든 때를 지우기 위해서는 몇 차례의 강력한 세탁법을 동원해야만 하는데, 드라이클리닝을 요구하는 약한 옷들은 그 와중에 비틀어지고 손상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지.

번째, 세탁후 관리도 약간은 필요하다.
세탁소 사장님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세탁이 끝난 옷을 건조시키는 부분이다.
세탁소의 건조대와 보관장소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름 성분을 충분히 날려 보내지 못한 상태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찾아온 세탁물은 얼른 비닐커버를 벗겨버리고 바람 잘 통하고 햇빛 안드는 곳에다 하루이틀 걸어두시기 바란다.
또한 가능하다면 세탁이 끝나는대로 빨리 찾아오시길.
세탁소 사장님의 기쁨을 위한 부분도 있겠지만, 세탁이 끝난 옷이 가느다른 옷걸이에 매달려 비좁은 공간에 비닐로 덮여있다보면 멀쩡했던 옷도 변형이 생길 수 있다.
빨리 찾아와서 폭넓은 옷걸이와 적당한 공간에 보관해 두시는 것이 아끼는 옷의 건강에 좋다.

의 네 가지 모두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지?
요 정도만 지켜주셔도 내 옷을 훨씬 오래, 이쁘게, 깨끗하게 입을 수 있다는 것.
부디 알아 주시길.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바른 세탁법'에 관한 글들입니다.

▶ 빨래는 과학이다
▶ 세제, 바로 알고 바로 쓰기
▶ 향기 나는 섬유린스?
▶ 손빨래 제대로 하기
▶ 세탁기, 제대로 쓰고 계신가요?
▶ 드라이클리닝 해주세요
▶ 청바지의 올바른 세탁법




2009년 10월 21일 수요일

세탁기, 제대로 쓰고 계신가요?

CCL by evan romine

마 집집마다 있는 세탁기를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요즘 나오는 세탁기들은 모두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다 처리해 주는데?
당연히 세탁기버튼 누르는 방법 얘기를 할 건 아니고, 대리점에서 알아서 해주는 설치방법 얘기도 안할거다.
세탁기를 쓸 때마다 조금만 더 신경쓰면 옷 손상은 줄이면서 훨씬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는데 그냥 귀찮아서, 아니면 몰라서 그냥 넘기고 있는 부분들을 꼬집어볼 작정이다.
특히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 성능이 불만스러우신 언니나 세탁기를 새로 사려고 하시는 언니는 먼저 읽어보면 좀 도움이 될거다.

◎ 일반세탁기? 드럼세탁기?

집집마다 드럼세탁기를 장만하는 것이 유행이더니 요즘은 다시 일반세탁기가 잘 팔린단다.
와류형의 일반세탁기가 아무래도 세척력이 더 좋아서 한국 여자들의 깔끔한 취향을 더 잘 만족시켜주기 때문이겠지.
드럼세탁기는 원래 유럽의 생활스타일에 적합하게 설계된 제품이라 걔네들의 입맛에 맞춘 부분들이 많다.
그 동네는 전기료가 싸고 물값이 비싸기 때문에 물은 적게 쓰고 전기를 좀 더 쓰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특히 외국산 제품을 갖고 있다면 걔는 국산 제품과 비교하면 전기먹는 하마 수준일거다.

CCL by elaine faith

드럼세탁기의 장점은 일단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건조까지 되는 사용의 편리함일 거야.
세탁방식은 낙차식이라 섬유간 마찰과 엉킴이 적기 때문에 옷의 손상도 적다.
반면에 단점은 오래 걸리는 세탁시간과 상대적으로 약한 세탁력, 그리고 건조까지 할 경우 전기소모량이 엄청난 점을 들 수 있겠다.
그리고, 가격이 비싼 점과 상대적으로 고장이 잦은 것도 구입 전에 고려해봐야 하겠지.
와류형 일반세탁기는 드럼세탁기와 장단점을 반대로 생각하시면 될 듯.
결국 편한 것 위주로 생각한다면 드럼세탁기가 좋고,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옷감손상을 줄이는 요령을 갖췄다면 일반세탁기가 여러 모로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

◎ 세탁준비물

세탁기를 제대로 쓰기 위해 옆에 준비해 두셔야 할 것들이 몇가지 있다.
섬유 종류에 따른 알칼리성 세제와 중성세제 그리고 섬유린스는 이미 갖고 있으시겠지.
그 외에 두개 이상의 빨래바구니, 크기가 다양한 세탁기용 그물망 여러개, 대야를 준비하셔야 한다.
그리고  낡은 수건, 스폰지, 500~1000ml 정도 되는 플라스틱 밀폐통이 필요해.
각각의 준비물들이 어떻게 쓰이는 지는 지금부터 세탁기를 사용하는 순서대로 쫓아가면서 알아 볼거다.

◎ 세탁물 분류하기

일단 빨래를 색상이 어두운 것과 밝은 것으로 나눠서 따로 세탁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손빨래를 해야하는 것들은 아예 세탁기에 넣지 말아야 나중에 후회가 없으실 거야.
이불이나 코트처럼 큰 빨랫감과 양말, 속옷처럼 작은 것을을 같이 세탁기에 넣으면 큰 놈들이 작은 애들을 감싸버려서 세탁이 제대로 안되니까 따로 세탁해야 한다.
주머니에 든 동전이나 머리핀, 뗄 수 있는 금속 장식품, 옷에 묻은 흙이나 모래는 미리 없애주셔야만 해.
요런 것들이 세탁기에 들어가면 고장의 원인도 되지만, 세탁되는 동안 계속 옷과 마찰을 일으켜 손상을 줄 수도 있거든.
만약 오염이 심한 세탁물이 있다면 요것도 따로 세탁해주시는 센스가 필요하다.
오염이 심한 것과 덜한 것들을 한꺼번에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 깨끗한 세탁물이 재오염된다.

지퍼나 단추가 달린 옷은 지퍼와 단추를 잠그고 뒤집어 주셔야 된다.
보풀이 잘 생기는 옷들도 미리 뒤집고, 청바지처럼 물빠짐이 있는 옷들도 뒤집어서 빨면 물빠짐이 더 고와지니까 참고하시기 바란다.
긴 끈이 달린 것들은 끈을 미리 묶어줘야 엉킴을 막을 수 있다.
세탁망은 옷의 손상을 예방하는데 꼭 필요하니까 즐겨 사용하시기 바래.
특히 일반세탁기를 사용한다면 어지간한 옷들은 세탁망에 집어넣는 것이 현명하다.
세탁망에 넣을 때도 분류가 필요해.
두껍고 무거운 섬유들과 가볍고 약한 섬유들은 따로 분류해서 다른 세탁망에 넣어주시길.
세탁망의 크기는 세탁물을 넣고 나서 30~50% 정도 공간의 여유가 있는 놈으로 골라주는 것이 센스.

◎ 세제의 선택과 준비

세제의 종류는 다른 글에서 썼으니까 그걸 읽어주시기 바란다.

세제는 종류와 상관없이 '표준사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써도 세탁력은 더 좋아지지 않고 섬유 손상만 일으킨다.
세제의 표준사용량은 포장용기 겉면에 써 있으니까 꼭 읽어보시기 바래.
세탁기에 들어가는 물의 양은 보통 최고 수위일 때 90~100리터이고, 한 단계가 낮아질 때마다 15리터씩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드럼세탁기는 거품이 덜 나고 잘 녹는 전용세제를 사용해야 되고, 표준사용량을 지키는 것이 특히 더 중요하다.
헹굼이 약해서 세제 찌거기가 빨래에 남기 쉽거든.

세제는 종류에 상관없이 사용하기 전에 약간의 준비를 해줘야 된다.
아까 준비한 플라스틱 밀폐통에 표준사용량의 세제를 넣고 물을 70% 정도까지 받은 다음에 완전히 녹을 때까지 밀폐통을 사정없이 흔들어 주시라.
혹시 산소계 표백제 성분을 같이 넣었을 때는 밀폐통을 오래 닫아놓으면 터질 수 있으니까 조심.
세제를 미리 녹이는 것은 세탁력을 높이고 세제찌꺼기를 남기지 않는 데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되니까 꼭 이렇게 사용하시기 바란다.
일반세탁기면 원하는 만큼의 물을 먼저 받고 녹여둔 세제를 넣은 다음 공회전을 3~4번 시켜서 완전히 섞이도록 한다.
드럼세탁기이면 세탁물을 넣은 뒤 물을 받는 동안 세제투입구를 이용해서 녹여둔 세제를 천천히 부어주면 물과 세제가 잘 섞일거야.

◎ 애벌빨래

좀 귀찮은 과정이긴 하지만 얼룩이 있거나 양말, 와이셔츠처럼 특정한 부위에 오염이 심한 옷들은 가벼운 애벌빨래를 해주면 세탁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진다.
신경써서 손빨래를 해주면 제일 좋겠지만 그게 귀찮으면 스폰지로 간단하게 처리해 주기만 해도 효과가 좋다.
낡은 수건을 한장 밑에 깔고, 부드러운 스폰지에 아까 녹여둔 세제를 묻혀서 오염된 부위의 섬유결을 따라서 문질러 주시라.
스폰지 대신 솔을 써도 되는데, 보통 시중에 팔고 있는 솔들은 청소용이라 너무 딱딱하기 때문에 옷을 상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쁜 색깔의 착색된 스폰지들은 물이 빠져 옷을 오염시킬 수 있으니까 반드시 착색이 되지 않은 스폰지를 사용하시기 바란다.

◎ 물의 선택.

세탁기에 쓸 물의 양은 일단 모든 세탁물들이 완전히 잠길 수 있는 높이여야 한다.
전골이나 찌개처럼 물이 자박자박해서는 빨래가 제대로 되지도 않고 옷감만 상한단 말이지.
일반세탁기일 경우 아까 미리 받아놓고 세제를 녹인 물에 세탁물들이 충분히 젖어서 잠기도록 푸욱 눌러주실 것.
세탁물이 물 위로 둥둥 뜨면 물과 세제에 닿는 부분이 적으므로 당연히 세탁이 제대로 될 수가 없다.

물의 온도는 세탁력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물온도가 너무 낮으면 세제의 용해도가 떨어지고 반응성도 떨어져 세탁이 제대로 되기 어렵다.
물온도가 높을수록 때가 깨끗하게 지겠지만, 섬유의 손상도 같이 일어난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해.
일단 옷의 변형과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찬물 사용이 원칙이다.
여름에는 수돗물의 온도가 20℃ 이상 되기 때문에 굳이 온수를 섞지 않아도 세탁이 잘 되지만, 한겨울에는 온수를 좀 섞어주는 것이 세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거야.

대로 보일러에서 쏟아지는 뜨거운물만 그대로 세탁기에 부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명심하실 것.
세탁기의 삶기 기능은 순면기저귀 빨 때에만 써먹을 수 있는 정말 쓰레기같은 기능이니까 옷을 세탁할 때는 절대 쓰지 마시길.
물의 온도는 흰색, 연한 색의 옷들을 세탁할 때에는 35℃ 이하, 진한 색의 옷들은 30℃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40℃ 이상의 물을 사용하는 것은 세탁전문가도 아주 조심스럽게 시도하는 '삶아빨기' 방법에 해당한다.
조금 더 깨끗하게 빨아보겠다고 섣불리 시도해 봤다가는 낭패보기 딱 좋다.

◎ 헹굼, 탈수, 건조 기능

일반세탁기를 사용할 때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 중에 하나가 헹굼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섬유유연제를 들이 붇는 것이다.
섬유린스에 대한 글에서 따로 썼으니까 자세한 건 생략하고, 아무튼 표준 사용량만 사용하시라고.
만약 여기까지 오는 과정을 모두 잘 지켜줬다면 추가 헹굼은 굳이 선택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그래도 찜찜하게 여겨지거든 가볍게 한 번만 추가헹굼을 하시기 바란다.
추가 헹굼 과정에서 쓰는 물은 찬물을 써야 말릴 때 구김이 덜하니까 참고하시기 바래.

세탁망을 사용했으면 탈수 과정에서 일어나는 섬유의 변형이나 손상을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일반세탁기의 경우 탈수과정은 보통 10분 가까이 돌아가는데 꼭 이 과정이 끝나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세탁기 배수구를잘 지켜보면 처음 3분이 지나면 물은 거의 나오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야.
그렇다고 돌아가고 있는 세탁기 뚜껑을 확 열어젖히지는 위험한 짓은 하지 마시라.
정지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멈춰 줄테니까.

드럼세탁기는 건조기능이 붙어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기능만큼은 정말 사용하지 말았으면 하는 기능이다.
제대로 마르지도 않으면서 전기는 엄청나게 먹을 뿐만 아니라 만약 덜 지워진 오염이나 세제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옷에다 말려붙여버리기 때문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은 기능이다.

◎ 세탁기 관리하기

지금 멈춰 있는 세탁기에 머리를 들이밀고 냄새를 한 번 맡아 보시기 바란다.
무슨 냄새가 나지?
퀴퀴한 곰팡내나 쉰내가 난다면 세탁기 관리를 너무 안해주셨다는 증거다.
향긋한 냄새가 난다고 좋아하지 마시라고.
습관적으로 세제나 섬유유연제를 너무 많이 쓰셨고. 지난번 빨래는 제대로 헹궈지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평소 세탁기에서 관리해줘야 하는 부분은 두가지다.

CCL by dotbenjamin


먼저 보풀과 실밥을 제거해주는 거름망 부분이다.
세탁기마다 달려있는 위치와 모양은 다르지만 자주 청소해 줄수록 좋은 것은 마찬가지다.
여기에 모인 실밥은 때와 세제찌꺼기와 곰팡이를 저축하는 기능을 하니까 틈날 때마다 자주 치워주시는게 여러모로 이롭다.
다음은 세탁조를 청소해주는 거다.
세탁조는 안팎으로 천천히 때가 끼는데, 언제나 습한 환경에 있기 때문에 그냥 놔두면 곰팡이도 피고 세균도 잘 자란다.
요즘 나오는 드럼세탁기에는 세탁조 청소기능이 있으니까 매뉴얼대로 해주시면 된다.
우리집 세탁기에 그런 기능이 없으면 마트에 갔을 때 세제코너에서 '세탁조 청소용 세제'를 하나 사오시기 바란다.
사용 방법은 제품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 설명하긴 어렵지만 포장 겉면에 자세히 써있을테니까 그대로 잘 따라하면 되는데, 쓰는 것보다 잘 헹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시길.
세탁조 청소는 자주 할 필요는 없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시다면 지금 당장 한 번 해보는 것이 좋다.
세탁기가 생각보다 끔찍한 상태일 수 있거든.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바른 세탁법'에 관한 글들입니다.

▶ 빨래는 과학이다
▶ 세제, 바로 알고 바로 쓰기
▶ 향기 나는 섬유린스?
▶ 손빨래 제대로 하기
▶ 세탁기, 제대로 쓰고 계신가요?
▶ 드라이클리닝 해주세요
▶ 청바지의 올바른 세탁법


2009년 10월 19일 월요일

손빨래 제대로 하기

"중성세제로 미지근한 물에 손빨래 하세요."
이건 옷을 사면 세탁시 주의 사항에서 자주 듣는 얘기다.

그런데, 의외로 손빨래의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잘 없단 말이지.
아마도 집집마다 갖춰진 대형세탁기와 그럴듯한 세탁기 광고 덕분일거야.
세탁기 광고를 보면 어떤 옷이든지 세탁기에 집어넣기만 끝일 것만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단 말이지.
아무리 비싼 세탁기도 옷주인의 세심한 손빨래를 100분의 1도 따라오지 못하고, 어떤 옷들은 반드시 그런 손세탁이 필요하거든.

손세탁을 제대로 하려면, 왜 손세탁을 요구하는지부터 아셔야 한다.
손빨래를 요구하는 옷들은 거의 대부분 세탁 중에 변형, 변색 또는 손상이 걱정되는 소재로 만들어진 옷들이야.
옷주인이 눈으로 봐 가면서 조심스럽게 세탁해 달라는 것이지.
세탁기가 없던 시절처럼 옷을 때려잡고 짓밟는 손빨래를 해서는 곤란해.
그럼 제대로 손빨래하는 방법을 한 번 알아볼까?

◎ 세제의 종류 알고 사용하자. 
   
세제를 잘못 택하면 아끼는 옷의 형태가 변하거나 얼룩이 생겨서 다시는 입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세제의 종류와 각각의 특징, 결점을 먼저 아셔야지.
자세한 건 다른 글에서 벌써 얘기했으니까 그걸 읽어 주시기 바라고 간단히 요약해보자.
먼저 세제 겉포장의 품질표시, 성분표시를 보시기 바래.
가정용 세제는 제1종 약알칼리성의 분말 세제, 제2종 약알칼리성 및 중성의 액상 세제, 제3종 중성 세제로 나뉘어 표시되어 있다.
제1종은 우리가 제일 흔히 쓰는 세탁기용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제 2종의 경우 요새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한 액상 세제, 제 3종은 흔히 울비누라 부르는 것들이야.
세제의 성분에서 가장 신경 쓸 부분은 형광증백제라고도 하는 형광제가 배합되었는지 여부다.
흰옷은 더욱 하얘지지만 표백하지 않은 천연 소재이거나 색이 엷은 옷에 형광제를 사용하면 색이 바래는 경우가 있으니 적절하지 않아.
손빨래 대상인 옷들은 대부분 약하기 때문에 형광제가 들어 있지 않은 중성세제를 사용하시는 것이 권장사항이다.

◎ 흰옷, 색깔옷 구별은 기본 중의 기본
   
물빨래를 한 번 했더니 색이 빠져서 옷을 망친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은 있으실 거야.
더 큰 문제는 함께 세탁한 흰옷이나 연한 파스텔 계열 색상의 옷에 이염 된다는 것이지.
최근 수입 의류가 많아졌는데 수입품은 국산품과 비교해 품질 관리가 엄격하지 못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
Made in Italy, Made in USA라고 해서 안심하지 마시기 바래.
품질이 더 좋다는 보장은 누구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섬유의 생산지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잖아.
실제로 내가 갖고 있던 Versa**의 티셔츠는 열번 넘게 손세탁을 하는 동안에도 매번 물이 빠지더라.
진한 색상의 옷은 찬물로 세탁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색이 진한 옷은 일단 눈에 잘 띄지 않는 옷자락 끝을 사용할 세제액에 담그고 가제 수건으로 싹싹 문질러 테스트해보시고 빨래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 불려서 빨기 
   
일반적으로 세제를 푼 물에 빨랫감을 담가뒀다가 빨면 더 깨끗한 빨래가 된다고 알고 계시지.
이건 절만은 맞고 절반은 틀린 상식이다.
섬유에 묻은 오염의 형태에 따라 얘기가 달라지거든.
오염이 섬유조직의 속까지 파고 들지 않고 겉에만 묻은 경우라면 불리는 동안 때가 섬유 속까지 파고들도록 만들기 때문에 불리기는 적절하지 못해.
세제를 푼 물에 세탁물이 충분히 적셔지면 즉시, 또는 5~10분만 기다려서 빠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반면에 이미 오염이 깊이 까지 파고든 찌든 때에는 불려서 빨기가 아주 효과적이다.
특히 양말, 와이셔츠의 옷깃과 소맷부리, 베개커버, 운동복, 테이블보, 진흙때, 땀과 피지 분비물 같은 단백질 때를 제거할 때 효과적.
불린다고 해서 꼭 옷 전체를 모두 다 담궈둬야 하는 건 아니야.
오염이 심한 부분만을 불릴 수도 있다.
찬물보다는 30~35℃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1~2시간 정도 담가 놓는 것이 좋다.
만약 울 성분이 포함된 섬유라면 30℃이하의 물을 사용하시고, 섬유에 상관없이 40℃ 이상의 뜨거운 물은 변형과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 절대 사용하지 마시길. .
그리고, 빨래를 담그기 전에 먼저 세제를 물에 완전히 녹이는 것이 세탁효과를 더 높이는 방법.

◎ 손빨래의 방법들
   
1. 눌러서 빨기

손빨래의 가장 기본적이인 방법으로 옷감을 손상시키지 않고, 주름도 잘 생기지 않는다.
양손으로 가볍게 세탁물을 누르면서 빠는 방식으로 세제액이 섬유로 스며들 수 있도록 돌려 주면서 눌러 빤다.
세제액이 섬유 조직 사이를 통과하는 동안 세탁이 되는 원리.
두꺼워서 물에 젖으면 무거워지는 스웨터, 니트 같은 옷은 눌러서 빨아주자.
들어올리고 뒤집고 흔드는 동안 옷이 늘어날 수도 있으니까.

2. 주물러 빨기
손빨래 중 가장 강력해 때가 잘 빠진다.
세탁물을 빨래통 속에 담그고 가볍게 주물러주는 방법으로, 역시 세제액이 섬유조직 사이를 통과할 수 있도록 부분 또는 전체를 손으로 반복해서 주물러 주시라.
세탁효과는 흔들어 빨기보다 좋으나 주무르는 것이 심하면 탈색될 우려가 있다.
면, 마, 합성 섬유로 세탁기에 넣고 돌리기엔 얇아서 금세 해질 것 같은 옷들을 빠는 방법.

3. 흔들어 빨기
세탁물을 세제용액에 담그고 좌우 또는 상하로 흔들어서 용액을 유동시켜 세탁하는 방법.
세제액이 세탁물과 평행으로 움직이므로 세탁효과는 썩 좋은 편이 옷되지만 섬유 손상이 적다.
울, 양모 처럼 쉽게 손상되는 섬유에 적당하고, 원래 때가 쉽게 빠지는 천인데 색이 진해서 물빠짐이 있는 경우에 쓰는 방법이다.
대개 물실크나 아세테이트, 레이온으로 만든 블라우스, 스카프류겠지.
빨랫감에 비해 여유있게 큰 대야를 사용하는 것이 요령이다.

4. 스펀지 빨래
세탁물을 세액에 담갔다가 평판 위에 놓고 솔이나 스폰지로 문지르시는 방법.
비교적 옷의 변형, 섬유의 손상이 적고 세탁효과가 좋아서 모직물과 같은 특수한 것을 제외하고 청바지같은 두터운 면 직물에 적합한 방법이고, 부분세탁에 적당한 방법이다.
섬유손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솔이나 스폰지를 선택하시는 것이 주의사항.
스펀지에 세제액을 묻혀 두드리면서 때를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하면 옷감의 손상이 전혀 없는 매우 소프트한 방법이라 양모, 실크, 스웨터의 옷자락, 소맷부리, 옷깃 등 쉽게 더러워지는 부분의 부분 세탁에 적합하다.

5. 비벼빨기
세탁물에 비누를 칠하거나 세제용액에 담갔다가 두 손 사이에서 또는 빨래판 위에서 비비는 방법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널리 쓰이는 세탁방법이다.
세탁효과는 매우 좋아 부분세탁에 쓸 수 있지만, 섬유손상이 심해 세탁기빨래보다 더 큰 섬유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옷깃, 소매끝 등의 심한 오염부분, 면직물이나 마직물과 같이 내구성이 큰 직물의 찌든 때 외에는 절대 쓰지 마시길.

6. 밟아 빨기
시트, 담요, 이불 커버 같은 대형빨래에 유용하겠지만, 이 방법은 손세탁이 아니라 발세탁이다.
손세탁 의류를 이렇게 다루시면 절대 안된다.

◎ 탈수와 건조.

조심스럽게 손빨래한 옷을 탈수기에 집어넣고 휙 돌려버리면 손빨래의 노고를 80%는 그냥 날려버리시는 것.
있는 힘을 다해 비틀어서 짜는 것은 더욱 안될말이고, 건조기를 사용할 생각은 아예 하지 마시기 바란다.

면, 마, 모직과 같이 비교적 늘어짐이 적은 섬유는 세탁망에 넣고 30초 이내로 탈수기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고급니트류처럼 변형이 걱정되는 섬유라면 물이 빠질 때까지 평평한 판 위에 눕혀두고 그냥 기다리시라.
빨래줄에 그냥 주렁주렁 널어두면 젖은 섬유의 무게 때문에 늘어나고 변형이 생겨버린다.
말릴 때는 옷 모양을 어느 정도 잡은 상태에서 평평하게 눕혀 말리도록 하자.
건조시킬 장소의 선택도 중요한데, 손빨래한 옷이라면 거의 대부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리도록 권장하고 있을거야.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베란다 정도면 빨래를 말리기 좋은 장소라고 볼 수 있다.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바른 세탁법'에 관한 글들입니다.

▶ 빨래는 과학이다
▶ 세제, 바로 알고 바로 쓰기
▶ 향기 나는 섬유린스?
▶ 손빨래 제대로 하기
▶ 세탁기, 제대로 쓰고 계신가요?
▶ 드라이클리닝 해주세요
▶ 청바지의 올바른 세탁법


2009년 10월 15일 목요일

향기 나는 섬유린스?


제 얘기를 했으니까 덤으로 섬유린스 얘기도 좀 해야겠다.

섬유린스, 섬유유연제 같은 이름보다는 보통 상품명으로 많이 부르고 있는데, 의외로 얘가 하는 일이 뭔지 얼마나 써야하는 건지 잘 모르는 언니들이 종종 있더라.
섬유린스는 상품 설명에 따르면 세탁 후에 섬유를 부드럽게 하고, 정전기를 방지해주고, 향기도 나게 해준다고 한다.
덕분에 세제와 같이 세탁기에 꼭 넣어줘야 하는 걸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요런 작용을 하는 건지부터 먼저 살펴보자.

저, 이 섬유린스라는게 만들기 별로 어려운 상품이 아닌데다가, 좀 비싸게 받아도 잘 팔리는 경향이 있는 상품이거든.
그래서 여러 회사에서 만들고 있고, 자연스레 각종 부가적인 기능을 담은 상품들도 나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고 공통적인 기능은 세탁물에 남은 세제 성분을 없애준다는 것.
물빨래를 할 때 쓰는 합성세제들은 주로 알카리성에 음이온을 띄고 있다는 건 다른 글에서 읽어서 알거다.
이 세제 성분이 빨래한 다음에도 섬유에 남아있으면 옷이 뻣뻣한 느낌도 들고 정전기도 생긴다.
섬유린스는 세제와는 반대로 산성에 양이온을 띄고 있거든.
빨래를 헹굴 때 사용해 주면 알카리성을 중화시켜 주고, 음이온도 없애준다는 얘기지.
그래서 섬유린스를 적당하게 사용해주면 빨래들이 덜 뭉쳐서 말린 후에 구김이 적고, 보송보송해진다.
참, 그런데 설마 이 섬유린스를 세제 넣을 때 같이 넣어서 쓰는 사람은 없겠지?
빨래가 절대 제대로 안될테니까.

런 제품들의 광고를 보면 섬유린스를 쓰기만 하면 옷의 촉감이 엄청 좋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빨래를 할 때 원래 써야하는 양보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섬유린스를 세탁기에 들이붓는다.
특히나 빨아놓은 옷에서 기분좋은 냄새가 나기를 바라는 희망 때문에 때로는 표준 사용량의 10배 이상을 쓰기도 한다.
지금 쓰고 있는 섬유린스병 뒷면에서 표준 사용량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내가 찾아본 P사의 제품같은 경우엔 대형 세탁기를 최고 수위인 90리터에 표준사용량이 60ml로 나와 있다.
소주잔을 꽉 채우면 약 50ml이고 커피자판기의 종이컵이 180ml라는 걸 생각해보면 그 양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온다.
마트에서 파는 제일 큰 병, 5300ml짜리를 하나 사면 100번은 빨래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재미있는 건, 섬유린스 회사에서 고농축 제품도 만들었지만 사람들의 습관때문에 대용량의 예전 제품만 팔려서 마케팅에 실패했 단다.

럼 많이 쓰면 무슨 문제가 있냐고?
제일 먼저, 그 '향기'의 정체를 생각해봐야 된다.
보통 사용하는 방향 성분은 석유계 화합물이라서, 민감한 사람들의 머리를 아프게도 하는 꼭 좋다고 할 수 없는 물질이다.
두번째로, 세제의 알칼리 성분을 중화시키고도 남은 산성 성분이 일으키는 문제다.
일단 피부자극을 일으킬 수 있고, 장기간 남아있으면서 옷을 누렇게 만드는 황변현상을 일으킨다.
그리고 다음 번 세탁을 할 때는 빨래가 되기 전에 세제를 중화시켜서 세탁력을 크게 떨어뜨린다.
세탁이 잘 안되니까 세제를 더 많이 쓰게 되고, 그래서 더 많은 섬유린스를 쓰게 되고, 옷감이 더 손상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거다.
 
유유연제를 안쓰거나 덜 쓰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먼저 세탁기에 쓰는 물을 찬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사용해서 세제가 물에 잘 녹도록 해주고, 헹굼 과정이 끝난 다음에 한번 더 헹궈주는 방법이 있다.
뜨거운 물은 심각한 섬유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 절대 쓰지 말길.
그리고, 알칼리성 세제가 아닌 중성세제를 사용했다면 굳이 섬유린스를 쓰지 않고 잘 헹궈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다음으로는 섬유린스 대신에 식초 두세방울만 넣거나, 구연산을 쓰는 방법이 있다.
식초나 구연산을 쓸 때 조심할 점은 산성이 섬유린스에 비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극히 소량만 써야 하는데, 섬유린스에 길든 사람들은 양 조절이 쉽지 않다.
많이 쓰면 옷감만 상하고 냄새도 괴로울거다.

지만, 뭐니뭐니해도 역시 제일 좋은 방법은 섬유린스를 표준 사용량을 잘 지켜서 사용해주는 것.
요즘 나오는 섬유린스들은 살균이나 실리콘 코팅, 구김방지 같은 부가 기능들도 있다.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소주잔 1잔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을 명심해주면 되겠다.
위에서 읽은 부작용 때문에 찜찜하다면 섬유린스를 쓴 다음에 맹물로 한 번 더 헹궈주면 좋겠지.
많이 써봐야 마트에 자주 가게 만들 뿐이지 좋을 것 하나도 없다는 걸 알자고.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바른 세탁법'에 관한 글들입니다.

▶ 빨래는 과학이다
▶ 세제, 바로 알고 바로 쓰기
▶ 향기 나는 섬유린스?
▶ 손빨래 제대로 하기
▶ 세탁기, 제대로 쓰고 계신가요?
▶ 드라이클리닝 해주세요
▶ 청바지의 올바른 세탁법


세제, 바로 알고 바로 쓰기.


탁기에 숟가락으로 푹푹 퍼넣는 하얀 가루들.

집에서 보통 많이 쓰는 세탁세제는 알칼리성 세제와 중성 세제의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세탁시 주의사항에서 '중성세제로 세탁하세요'라는 거 많이 봤을 거다.
종종 합성세제를 통틀어 중성세제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아니다.
그런 오해는 '중성'이라는 단어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경우다.
가끔 나이드신 분들이 물과 기름을 섞이게 만드는 것을 '중성'이라 알고 계시거든.
여기서 말하는 중성은 산성도 알칼리성도 아닌 중성이라는 의미다.

금 쓰고 있는 세제가 어떤 종류인지 알고 싶으면 포장 겉면의 품질표시를 잘 읽어보기 바란다.
맨밑의 그림에서처럼 친절하게 써 있으니까.
약알칼리성 세제는 집에서 많이 쓰는 가루비누와 액체 세제가 해당된다.
중성세제에는 울샴푸, 울센스같은 이름의 실리콘계 세제와, 식물(보통 오렌지류)에서 추출한 식물성계 세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면, 마 등 식물성 섬유는 알칼리성 세제를 사용하고, 모 실크 등 동물성 섬유와 아세테이트 섬유는 중성세제로 세탁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꼭 정확한 것은 아니다.
요즘은 면, 마 제품도 섬유의 구조 때문에, 또는 혼방된 성분들 때문에 중성세제를 써야하는 경우가 많다.

탁시 주의사항에 '알칼리성 세제로 세탁하세요'라는 건 본 적이 없을거야.
그 이유인 즉, 중성세제는 말썽이 적은데 알칼리성 세제는 종종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중성세제를 써야 할 옷에 약알칼리성 세제를 쓰면 수축, 변형, 탈색 같은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지.
흔히 쓰는 가루형태 세제는 알칼리성 합성세제로 세척력이 강력해 강하고 질긴 섬유에 적당하고, 액상 형태의 중성세제는 세척력이 적당한 편으로 섬유의 변형이 있거나 탈색 등의 손상이 우려되는 고급섬유에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잦은 세탁으로 섬유손상이 쉬울 때도 중성세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중성세제를 사용하면 옷이 줄어들거나 색이 변해 손상되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울이나 실크, 니트와 같은 고급 의류와 란제리, 마나, 모시 등의 섬유는 반드시 중성세제를 사용하고, 손세탁을 하라는 섬유에도 꼭 중성세제를 써야한다.
굳이 세탁기를 써야만 할 때는 손세탁코스, 울코스처럼 최대한 약한 코스에서 사용한다

자, 그럼 중성세제에 대해 좀 잘 알아보자.
실리콘계 중성세제는 마트에서 대량으로 값싸게 살 수 있다.
실리콘 성분이 첨가되어 있어서 옷의 형태변화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섬유의 수축 이완을 바로 잡아 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너무 믿지는 말아야 해.
또, 세탁하는 동안 섬유를 코팅하기 때문에 세척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니까 표시된 사용량을 잘 지켜서 쓰는 것이 좋다.

렌지오일, 천연야자나무 추출물 같은 데서 추출해서 만든 식물성계 중성세제는 흔하지는 않지만 잘 찾아보면 다양한 종류로 많이 팔리고 있다.
속에 있는 식물성 오일성분이 의류의 지용성 오염을 녹이고, 오일 특유의 성분이 섬유를 유연하게 해준다.
또한 피부에 자극도 적고 오염도 적은 아주 착한 친환경세제다.
하지만 필수적으로 드라이크리닝이 필요한 모, 케시미어, 앙고라, 실크 같은 고급의류를 세탁하는데는 부족함이 많다.

하나, 광고 덕분에 세제와 함께 물세탁할 때 많이 쓰는 것이 있는데 바로 표백세제다.
표백세제에는 락스 같은 염소계 표백제, 전문업소에서만 쓰는 환원계 표백제가 있는데 얘네를 집에서 빨래할 때 쓸 일은 전혀 없다.
'옥시크린'으로 대표되는 산소계 표백제는 사용법과 사용량을 잘 지켜서 쓰면 물세탁할 때 세척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주성분은 '과탄산나트륨'인데 여기에 세탁력을 높일 목적으로 효소를, 하얗게 보이려고 형광증백제를 섞어서 만든거다.

좋을 거 없다는 형광증백제가 찜찜한 사람은 순도가 높은 과탄산나트륨만 따로 사서 쓰는게 좋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얘도 알칼리성이니까 모직, 실크, 앙고라 같은 동물성 섬유가 포함된 옷에는 절대로 사용하지 말 것.

기까지 읽다 보면 동물성 섬유라는 것이 참 세탁하기 까다롭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모나 실크류는 별다른 세제없이 물에 살살 잘 헹궈주기만 해도 오염물이 제거되는 섬유들이다.
식물성 섬유들은 김치국물이 묻으면 바로 섬유속으로 파고들고, 시간이 지나면 섬유속에 고착되지만, 모 실크류는 섬유의 겉에만 묻어 겉돌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쉽게 섬유속에 고착되지 않거든.
그래서 이런 섬유에 묻은 오염은 비교적 적은 세척력으로도 제거가 되니까 강한 세제를 쓸 필요가 없다.
세척력이 너무 강한 세제를 쓰면 괜히 섬유 손상만 일으킨다.

지막으로 세탁업소용 드라이크리닝용 세제에 대해 간단히 알아 볼께.
드라이크리닝용 세제는 유기용제에 섞어서 쓰는 건데 음이온계, 양이온계, 비이온계 3가지가 있어.
각각의 차이는 샴푸와 린스를 생각하면 쉬워.
음이온계는 샴푸, 양이온계는 린스, 비이온계는 하나로샴푸+린스와 비슷하고 그 기능도 거의 비슷하다.
드라이크리닝은 한번 기름과 세제를 넣으면 상당히 많은 세탁물을 세탁해야 기름을 교체하기 때문에, 드라이크리닝 세탁의 질은 기름을 얼마나 자주 갈아 넣느냐 그리고 의류에 어떤 적당한 세제를 사용하는냐에 따라 세탁의 질이 좌우된다.
세탁소에 따라 세제의 사용량과 기름 교환 주기가 다 다른데, 어떤 세탁소는 세제를 아예 넣지 않기도 해.

탁 방법에 대한 얘기는 다른 글에서 계속 이어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고, 여기서 꼭 당부하고 싶은 것 한가지.
다른 화학물질들도 마찬가지지만 세제를 사기 전에 밑에 그림과 같은 표시 내용과 주의 사항을 자세히 잘 읽어보기 바란다.
그냥 느낌대로 기분대로 쓰지 말고 사용방법과 조심할 점을 미리 알고 써야만 예상하지 못한 낭패를 미리 예방할 수 있거든.
지금 이 글에서 읽은 정도의 지식만 갖고도 표시 내용 안에서 상당히 많은 정보들을 읽어낼 수 있다.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바른 세탁법'에 관한 글들입니다.

▶ 빨래는 과학이다
▶ 세제, 바로 알고 바로 쓰기
▶ 향기 나는 섬유린스?
▶ 손빨래 제대로 하기
▶ 세탁기, 제대로 쓰고 계신가요?
▶ 드라이클리닝 해주세요
▶ 청바지의 올바른 세탁법


빨래는 과학이다

래? 세탁? 어떤 단어를 골라도 상관없다.
제일 기본적인 집안일 중의 하나지만, 의류 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이 세탁이라는 데는 모두 동의할거야.
그러면 알고 있는 세탁 방법을 모두 말해보라면 아마 쉽게 나올 수 있는 대답이

1) 세탁기에 던져넣고 가루세제를 뿌리고 버튼을 누른다.
2) 가까운 세탁소에 갖다주고 '드라이 해줘요'라고 말한다.

이 두가지 말고 다른 대답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갖고있는 옷들을 불쌍하게 여겨야 되는 사람.
세탁하고 옷이 망가졌다고, 때가 안졌다고 세제, 의류업체, 세탁기, 세탁소 아저씨를 원망하기 전에 나의 무지함을 탓해야 할 사람이다.

탁에는 꽤 많은 과학적 지식, 특히 화학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대부분은 고등학교 때 정말 싫은 과목이었기 때문에 '화학'이라는 단어만으로도 그냥 고개를 돌리고 싶을 거야.
하지만 아는만큼 옷을 더 오래, 예쁘게, 제대로 입을 수 있다.
다행히도 빨래를 제대로 하기 위해 골치아픈 원소기호나 반응식을 외울 필요는 없어.
믿고 맡기는 세탁소도 사실 따지고 보면 생각만큼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많다.
'보상책임보험' 같은 스티커가 붙어있어도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손해보험이 다 그렇지만, 옷은 특히 일단 10초라도 입었으면 값어치가 수직으로 추락하기 때문에 옷이 망가져 받는 보상은 동전 몇푼밖에 안되는 경우가 흔하거든.

국 내가 아는 만큼 내 옷을 지킬 수 있다는 건데.
먼저 세탁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1) 런드리(Laundry, 물세탁)
물세탁 가능한 의류와 물, 합성세제를 넣고 세탁기를 돌리는 세탁법.
세탁소나 가정에서 많은 세탁물을 한꺼번에 세탁할 때 쓰는 방법.

2) 손빨래 (Hand-wash)
물을 쓰는 점은 런드리와 같은데 세탁기를 쓰지 않는 방법.
물빨래는 가능한데 손상, 변형되기 쉬운 제품인 경우나 부분세탁을 위해서 쓰인다.

3) 드라이크리닝 (Dry Cleaning)
물 대신 유기용제를 이용한 건식세탁법.
유기성용제는 석유계유기용제(흔히 솔벤트라고 부름), 퍼크로에틸렌, 트리클로로에탄올,불소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한국에선 솔벤트와 퍼크로 에틸렌(간혹 호텔기름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슴)이 많이 쓰이고 있다.

4) 웨트크리닝(Wet Cleaning)
드라이크리닝 의류에 수용성오염이 있거나 드라이크리닝으로는 오염이 제거되지 않을 때, 미지근한 물과 별도의 세제를 이용하는 세탁법.
물을 이용해서 세척력은 뛰어나지만, 조심스러운 개별 수작업으로 단독세탁해야 한다
.

5) 복원가공
얼룩제거 등을 말하는데, 드라이크리닝이나 물세탁하더라도 오염이 제거되지 않을 때 다시 원래의 상태로 살리는 세탁법.
주로 고온의 물이나 용제와 표백제를 쓰는데, 옷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면 많은 경험과 테크닉이 필요하다.

6) 특별세탁
가죽이나 모피 같은 특별한 소재를 세탁하는 방법.
무척 복잡하니까 섣불리 알려고 하지 말고 그냥 전문점에 맡겨야 된다.

이 중에 우리가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물세탁과 손세탁이고 나머지는 세탁전문점에 맡겨야 하겠지.
직접 하는 물세탁과 손세탁에는 세제의 선택, 세탁기 사용법, 세탁 요령, 건조 방법, 다림질 방법을 적절하게 선택하기 위한 지식이 필요하다.
전문점에 맡기는 세탁은 솜씨있는 세탁소를 잘 고르는 요령이 필요하다.

져야 할 게 너무 많다고?
다시 말하지만 아는 만큼 내 옷을 지킬 수 있으니까 좀 귀찮더라도 알아두자고.
다음 글에서부터 하나씩 찬찬히 따져볼께.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바른 세탁법'에 관한 글들입니다.

▶ 빨래는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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