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8일 수요일

무스탕, 토스카나 - 종류와 올바른 관리법

은 가죽이고 안쪽에는 풍성한 양털이 달린 가죽옷을 말하는 무스탕.
무스탕이란 이름은 한국 안에서만 쓰이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명칭은 double face lamb skin jacket이고, 줄여서 그냥 double face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글로 쓰자면 '양면 양모피'정도 될 것 같다.

'무스탕'이라는 이름은 재미있는 기원을 가지고 있다.
원래 옷에는 말가죽은 쓰지 않으니 사전적인 뜻인 '야생마'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미국제 스포츠카의 자존심이고 현대 포니와 비스무리한 엠블럼을 달고 다니는 'Ford Mustang'과는 더욱 상관이 없다.
세계 2차 대전 때 하늘을 주름잡았던 미군 전투기 'P-51 Mustang'이 바로 그 기원이라고 한다.

금도 크게 다를 바 없겠지만 그 당시 전투기는 비행과 전투 기능 그 자체에만 충실하기 때문에 그 추운 하늘 꼭대기서 날아다니는 데도 냉난방은 영 시원찮다.
그래서 공군 조종사들에게는 엄청나게 따뜻하면서도 몇년은 거뜬히 입을 수 있는 튼튼한 겨울용 방한복이 필요했고, 그 목적에 맞게 제작된 것이 바로 B-3 Sheepskin jacket이었다.
옆에 사진에서 배 앞에 낙하산 매달고 있는 공군아저씨가 입은 가죽 자켓이 바로 그거다.
그 옆의 조종사 아저씨께서는 얼마나 추우셨는지 같은 소재로 만든 바지까지 입고 계시다.
사실 저 아저씨가 입고 있는 건 지금의 무스탕처럼 가볍지도 부드럽지도 스타일리쉬하지도 않았지만, 어쨌거나 방한기능에 있어서는 정말 최고였다.
게다가 2차 대전과 한국전쟁 당시에 전투기를 몰던 조종사들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고 영웅이었으니 그 양반들이 입은 옷도 뭐든지 엄청 멋져 보였겠지.
기능성과 멋 때문에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 저 자켓은 애용되었는데, B-3 어쩌고 하는 이름은 잊혀지고 조종사 양반들이 몰았던 유명한 전투기 이름 '머스탱'만 남아서 이 옷에 따라다니게 되었다는 거다.

스탕은 생후 1 년 정도의 양에서 얻어진 양가죽을 가죽과 털 양면을 그대로 살려서 가공해 만든다.
옷을 만들 때는 보온성을 위해 털이 안쪽으로 오도록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부드러운 양가죽의 특징과 뛰어난 보온성을 함께 갖고 있다.
바깥쪽이 가죽의 육질면이므로 보통 스웨이드로 가공하고 안쪽은 모피가 다듬어진 상태다.

스카나(toscana)는 생후 6개월 미만의 어린 양가죽을 털과 함께 가공한 것이다.
이탈리아 중부지방의 토스카나 지역에서 새끼양의 모피를 가공할 때 마못(marmota)의 색깔처럼 염색해 "Toscana marmota"라는 이름의 원피를 만들어 큰 인기를 끌면서 어린 양모피로 만든 double face를 "토스카나"라고 부르게 되었다.
토스카나는 무스탕보다 털이 부드러우면서 길고, 겉면은 스웨이드나 나빠로 처리된다.
무스탕보다 부드럽고 가벼우면서 착용감이 좋아 고급이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겉면을 스웨이드로 가공하면 무스탕, 나빠로 가공하면 토스카나로 부르기도 한다.

메리노종 ⓒ Charles Esson

은 양모피라도 양의 산지와 품종에 따라 등급이 여러가지로 나뉘어진다.
일반적으로는 메리노(merino)종의 양모피를 상등급으로 여긴다.
메리노종은 뛰어난 기후적응력과 유목에 적합한 특성 때문에 전세계에서 다양한 품종 개량을 거친 변종이 존재하며, 기르고 있는 나라도 대단히 많고 생산량도 많다.
Rambouillet, Poll, Argentine Merino 등은 모두 메리노종의 변종이며 모두 좋은 양모를 생산한다.
털이 가늘고 예쁘게 곱슬거리기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중해 연안의 고온건조한 기후에서 사육된 양들은 지방이 적고 털이 가늘어 최상등급의 양모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캘리포니아, 남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서해안 등의 기후도 비슷한 조건이다.
스페인은 메리노종의 원산지이며 세계에서 가장 좋은 품질이 좋은 모피류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인 카라쿨(Qaraqul)종에서는 검은 색의 특이한 모피를 얻을 수 있다.
카라쿨 모피의 품질은 어릴수록 좋기 때문에 분만 예정일보다 일찍 낳은 새끼양의 털가죽은 브로드테일이라 해서 여성용 최고급 코트를 만드는 데 쓰인다.

래의 군용 Sheep skin jacket은 튼튼함이 중요했기 때문에 다 자란 양가죽을 사용했고, 지금의 무스탕처럼 가볍거나 부드럽지 않았다.
요즘의 Double face lamb skin은 어린 양에서 얻어진다는 특징 때문에 외피를 이루는 육질면은 약하고 부드러워 스크래치에 약하고 쉽게 주름이 져 관리가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근래에는 안쪽 면은 천연 양모를 사용하고 겉면에는 합성피혁을 접착한 형태의 합성무스탕도 실용적인 목적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이런 합성제품들은 천연양모피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이 등급이 낮고 매우 저렴하지만, 합성피혁의 제조 기술이 최근 혁신적으로 발달함에 따라 외양에서는 천연양모피 제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하며, 색상이나 질감을 다양하게 얻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관리가 쉬운 장점도 있다.

연 양모피의 무스탕, 토스카나를 고를 때는 좋은 원피로 만든 제품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털은 가늘고 탄력있고 적당한 광택이 있으면서 밀도가 높은 것이 좋은 것이다.
특히 겉으로 보이는 소매와 칼라 부분의 털은 너무 길지 않으면서 곱고 풍부한 것이 입었을 때 이뻐보인다.
옷의 무게는 착용하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가벼워야 하지만, 지나치게 가벼운 것은 털의 밀도가 너무 낮거나 합성피혁일 가능성이 있다.
봉재에 사용된 실은 튼튼하고 실땀이 너무 넓지 않으면서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좋다.

연양모피는 보관과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크래치나 눌림 등으로 한 번 생긴 흔적은 없앨 수 없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어깨부분이 두툼한 옷걸이에 걸고 통풍성이 좋은 커버를 씌워 옷장에 길게 걸어 보관한다.
건조제나 방충제는 옷에 직접 닿지 않도록 조심하자.
햇빛이나 형광등에 장기간 노출되면 부분적인 변색이 생길 수 있다.
접어서 보관하거나 비좁은 옷장에 눌린 채로 걸어두면 눌린 자국이 생기고 털의 탄력이 떨어진다.

분과 습기에 약하므로 눈, 비오는 날은 입지 말도록 하자.
물이 묻었을 때는 즉시 물기를 털어내고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그늘에서 말린다.
직사광선이나 열이 가해지면 딱딱해지고 변색이 생길 수 있다.
충분히 마른 후에 손으로 비벼주면 물이 묻은 자국을 제거할 수 있다.
겉면에 묻은 오염은 스폰지나 미술용 지우개로 살살 지운 후 털어낸다.
액체나 크림 형태의 클리너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스웨이드 종류는 먼지가 쉽게 달라붙는 소재이므로 입은 후에는 가볍게 털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가끔 부드러운 솔을 이용해 위아래 방향으로 꼼곰하게 문질러 먼지를 털어내고 깨끗한 진공 청소기로 빨아내면 묵은 때를 예방할 수 있다.
세탁은 일반 세탁소에서는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모피 전문점에 의뢰해야 한다.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가죽의류'에 관한 글들입니다.

▷ 좋은 가죽 고르기 - 이거 진짜 가죽이야?
▷ 좋은 가죽 고르기 - 동물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좋은 가죽 고르기 - 가공법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천연가죽 자켓 제대로 관리하기
▷ 무스탕, 토스카나 - 종류와 올바른 관리법


2009년 11월 16일 월요일

헐리웃 여배우들의 외모 유지 비법(?)

photo by kelvin255

지와 영화, 그리고 온갖 광고에서 만나는 헐리웃 배우들과 가수들을 보면 정말 아름답다.
늘씬한 몸매, 긴 기럭지, 그리고 뽀샤시한 피부는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게 혹시 사람이 아니라 대리석 조각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
몸매 하면 패션쇼에서 워킹을 하는 모델들을 빼놓을 수 없을거야.
전문 모델들은 하루 24시간, 일년 365일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몸매 관리에 정말 죽을 힘을 다하는 데도 10년간 현역으로 활동하면 장수만세이고, 나이 30이 넘으면 칠순 대접을 받지.

히 서양 여자들은 아시아계 여자들에 비해 노화의 속도가 훨신 빠른 편이거든.
내가 영국에 있을 때 20대 후반의 나이였는데도 술집에서 미성년자는 들어올 수 없다고 퇴짜맞은 적이 있을 정도니까.
그렇다고 내가 특별히 어려보이는 것도 아니고, 같이 갔던 다른 동양인 친구들 모두 같은 대접을 받았어.
그런데 배우와 가수들은 20년, 30년씩 계속 조각같은 외모를 유지하는 데는, 아주 대단한 도움을 주는 회사가 있다는군.
피부에 부작용이 전혀 없는 세계 최고의 화장품(?)을 생산하는 'Adobe systems' 란다.

제는 풍경사진 전문이거나 아주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어지간한 프로 사진작가들도 모두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다들 아실거야.
인물과 패션사진 전문이라면 거의 100%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지.
이쪽 분야는 원래부터 수정이나 편집에 대한 요구가 까다롭기 짝이 없는데, 사진의 모델이 좀 이름있는 여자 유명인이라면 그 정도는 쉽게 상상할 수 있을거야.
그러다보니 여자 연예인을 찍는데 정통파 필름 카메라와 암실 현상/인화 기법을 동원했다가는 1년이 걸려도 필름만 수천통 낭비하고 제대로 사진 한장 못올리는 경우가 생기지.
그러면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원본을 현상, 인화해주는 프로그램은?
다들 잘 아시는 포토샵!
긴 말 필요없이 아래의 잡지 표지 사진을 한 번 감상해 보시길.
피부의 잡티와 주름은 사라지고,코는 오똑해지고 눈매도 부드러워진 데다 얼굴은 더 갸름해졌지.
팔뚝은 가늘어지고 접힌 허리살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데다가 풍만했던 힙과 허벅지도 늘씬해지면서 다리까지 길어졌다.
더 놀라운건 가슴을 더 돋보이고 허리는 더 가늘게 보이기 위해 원래 없던 오른팔까지 만들어 넣은 거야.
Before 상태의 사진을 찍기까지도 아마 촬영 스태프들의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 텐데 말이지.
잡지라는 것이 리얼리티를 추구할 이유도 없고, 이 정도 솜씨면 거의 예술의 경지에 이른 것이니까 손가락질 할 생각은 전혀 없어.
누군가는 아예 이런 경우들만 수집해서 동영상을 만들기도 하더라고.

밑의 동영상을 보니까 동양 여배우들이라고 그다지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더군.
아마도 대부분 일본 연예인들인 것 같은데 말이지..


런 사진들을 보면 그래도 위안과 희망을 얻는 것 같아.
제 아무리 대단한 여배우들이라도 결국 사람인지라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고, 세월은 비껴갈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
누구든 내게 맞는 스타일을 찾고, 평소에 관리만 좀 해주면 적어도 사진상으로는 저 언니들처럼 멋져 보일 수 있을거란 말이지.
아무튼 이제는 포토샵 기술만 제대로 잘  익히면 잡지사나 패션 관련 업종에는 취직하기 수월해 질 것 같다.

지만, 아주 보기 드물게 예외도 있더라.
우리 팀이 몇 달 전부터 같이 일하고 있는 곳은 틀림없이 패션 관련 업체이거든.
직원 중에 미술전문가도 있고, 촬영팀이 따로 존재하고, 엄청난 양의 디지털 사진을 매일 찍는 데도 불구하고 직원 중에 소위 '포샵질 전문가'가 한 명도 없어.
이미지 담당하는 직원들도 후보정이라고 하는 일이 열심히 사진 골라내고, 모니터에서 컬러가 제대로 보이도록 색상 바로 잡느라고만 애쓰고 있더군.
왜 모델컷을 쭉쭉빵빵 뽀샤시로 만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하면 소비자에게 왜곡되거나 잘못된 상품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대답을 하더라.
처음엔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답답하기도 하고 참 난감했지.
그래도 우리보단 모델언니가 더 힘들 것 같았어.
다른데서 사진찍으면 대충 포즈 잡고 몇 장만 찍어도 알아서 8등신에 S라인 V라인 다 갖춘 완벽 미녀로 탈바꿈해서 보여질텐데...

2009년 11월 14일 토요일

천연가죽 자켓 제대로 관리하기

대로 만든 천연가죽의류는 무조건 비쌀 수 밖에 없다.
천연가죽의 크기는 한계가 있는데다가 반듯한 모양이 아니기 때문에 버려지는 부분도 많고 일부공정을 제외하고는 거의 수작업에 의해 선별되고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스타일에 맞게 잘 고른 가죽옷은 10년 넘도록 멋스럽게 입을 수 있으니 가죽자켓 한 벌을 사는 것이 그다지 손해보는 건 아니다.
물론 제대로 관리해 줬을 때의 얘기지만.

연가죽은 일반적으로 튼튼하다는 인식때문에 무척 터프하게 취급된다.
물론 천으로 만든 옷과 비교한다면 어지간해서는 찢기거나 구멍뚫릴 일은 없겠지.
하지만, 천연가죽은 스크래치나 얼룩이 생기기 쉽고 한 번 생긴 흔적은 잘 없어지지 않으며, 곰팡이가 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가죽이 딱딱하게 굳어버리거나 변색될 수도 있다.

러워진 가죽 제품을 다시 깨끗하게 만드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일반 세탁소에서는 아예 불가능하고, 가죽 클리닝 전문점에 맡긴다 해도 어느 정도의 변색과 변형은 감수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일단 장만한 가죽 자켓은 버릴 때까지 세탁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애초에 더렵혀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 되겠다.
아끼는 가죽 자켓을 장만하셨다면, 표면이 부드러운 벨벳 수건을 같이 하나 장만하실 것을 권하고 싶다.
옷장에 넣기 전에 벨벳수건으로 겉면을 한 번씩 닦아주는 것은 오염과 묵은 때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세탁은 어떻게??

대로 돈을 조금 아껴 보겠다고 콜드크림이나 바나나 껍질, 액체구두약 같은 쓸 데 없는 것들을 가죽자켓에 들이 붓는 행동은 삼가하시기 바란다.
정말로 심각한 오염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정말 안타깝고 난감한 것은 인터넷이나 잡지에서 얼핏 본 기사, 아니면 제품광고를 맹신하고 너무 용감한 시도를 해서 옷을 망쳐버리는 경우들을 너무 흔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포스팅한 동물에 따른 가죽의 종류가공법에 따른 가죽의 종류에서도 봤던 것처럼 가죽의 종류는 너무나 다양하고, 그 처리 방법 또한 날로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내가 가진 가죽옷이 가볍고, 부드럽고, 특별한 질감을 가진 가죽이라면 더 조심스럽고 전문적인 처리가 필요하다.
근거를 알 수 없는 곳에서 얻은 검증되지 못한 정보들은 어쩌면 500년 전부터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가죽갑옷 관리법일지도 모른다.
테스트를 해봤다면, 과연 비싸고 섬세한 가죽을 대상으로 해서 2~3년이 지난 후의 결과까지 지켜본 것일까?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프리미엄급 가죽자켓을 만든 양가죽은 여리고 어린 양에게서 얻은 것이다.
언제나 6개월 된 어린 양처럼 대해줘야 한다.
가죽 소파, 자동차 시트, 구두 따위를 관리하는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구두나 가죽소파를 걸치고 다니게 될 거란 점을 명심하시길.

분적인 오염을 제거하는 가죽전용 클리너는 표면이 반질반질하고 단단한 가죽에만 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판되는 클리너는 '나빠' 가죽의 겉표면만을 고려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명심하시라.
스웨이드, 누벅, 샤모아 처럼 기모가 살아있는 가죽이거나, 표면에 아예 왁스를 입히지 않은 가죽이거나, 그 외의 특별한 표면처리를 한 가죽인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사용할 때는 아주 적은 양을 부드러운 천에 묻혀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닦아준다.
오염의 종류에 따라서는 미술용 지우개로 천천히 조금씩 문질러 주면 의외로 쉽게 지워진다.
클리너든 지우개든 너무 과하게 빡빡 문질러 대면 가죽의 색깔이 벗겨질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매니큐어를 지우는 아세톤은 가죽에 입혀진 코팅과 염색까지 모두 벗겨낼테니 아예 가까이 하지 마시길.
의류에 사용되는 가죽은 일반적으로 가구나 구두를 만드는 가죽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섬세하기 때문에 함부로 가구용 왁스나 구두약을 사용하는 것도 경계의 대상이다.
어른남자용 애프터쉐이브를 3~4개월 된 아기 속살에 바르는 걸 한 번 상상해 보시라.
제품이 원래 대상으로 하는 가죽과 종류가 다를 경우, 딱딱해진 가죽과 얼룩만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의류용 가죽에 사용할 수 있는 가죽전용 왁스는 따로 있다.
모든 제품은 사용하기 전에 반드지 잘 보이지 않는 부위에 소량을 시험해보시기 바란다.

웨이드나 누벅, 샤모아는 극도로 때가 잘 탄다.
미리 오염원으로부터 멀리해야 하고 때가 탔으면 최대한 빨리 가죽 전용 지우개나 브러쉬로 문질러 털을 일으켜 주시라.
전용 브러쉬가 없다면 부드러운 칫솔을 쓰면 된다.
아주 부드러운 누벅이나 스웨이드라면 미술용 지우개나 식빵 조각으로 때를 흡수시키는 것도 좋다.

팡이는 가죽 제품에 생길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오염이다.
초기에 발견했다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지만, 가죽 조직의 속까지 곰팡이가 파고들었다면 방법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일단 곰팡이를 발견하면 즉시 마른 수건과 마른 브러쉬를 이용해 털어낸다.
그 다음 약국에서 파는 소독용 알콜을 부드러운 천에 묻혀 오염부위를 잘 닦아내면 제거할 수 있다.
알콜은 금방 휘발되기 때문에 가죽에 잘 흡수되지 않지만, 알콜을 직접 가죽에 붓는 것은 삼가하시기 바란다.
봉제선과 주머니 안쪽까지 꼼곰하게 모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다시 번질 수 있다.

기간 보관할 땐 커버를 씌워서 길게 걸어 보관하시기 바란다.
통풍이 잘 되는 천 커버를 씌워 보관하는 것이 습기와 곰팡이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비닐커버는 단기간 보관할 때 다른 옷들과의 마찰이나 오염을 방지하는 정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천연가죽제품끼리, 또는 인조가죽제품이나 비닐 제품과 직접 닿은 상태로 오래 두면 이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가끔 습기를 예방하기 위해 실리카겔 등의 제습제를 주머니에 넣는 경우가 있는데, 가죽의 종류에 따라서는 쭈글쭈글해 지거나 변색이 생길 수도 있다.
제습제는 반드시 멀리 떨어뜨려두기 바란다.
구두나 가방을 보관할 때는 안에 종이를 채워 넣으면 변형과 습기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가죽의류'에 관한 글들입니다.

▷ 좋은 가죽 고르기 - 이거 진짜 가죽이야?
▷ 좋은 가죽 고르기 - 동물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좋은 가죽 고르기 - 가공법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천연가죽 자켓 제대로 관리하기
▷ 무스탕, 토스카나 - 종류와 올바른 관리법

2009년 11월 13일 금요일

좋은 가죽 고르기 3 - 가공법에 따른 가죽의 종류


류는 오래전부터 동물의 생가죽이나 털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다.
동물에서 얻어진 생가죽인 원피(rawhide)는 쉽게 분리되고, 부패되거나 건조 중에 딱딱해지기 때문에 원상태로는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생가죽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태닝(tanning, =무두질, 제혁)공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을 거친 것이 유피, 즉 우리가 각종 제품에서 만나는 '피혁(leather)'이다.
피혁이 완성되기까지의 공정은 가공업자에 따라 다양하고 각각의 특성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
일부의 방법들은 장인의 비법으로 감춰져 있거나 특허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경우가 많아 완전히 알려져있지 않은 것이 많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공 과정은 유사하다.
원피에서부터 우리가 제품에서 만나는 가죽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공정을 알아보자.

1. 준비공정
가죽은 태닝을 하기 전에 3가지의 주요 준비단계를 거친다.

1-1.수적(Soaking)
건조 또는 염처리된 스킨은 계면활성제, 염, 효소 등의 첨가된 물에 담그면 유연해진다.
이 단계에서 먼지가 제거되고 큐어링과 보존처리 과정에서 제거된 수분이 회복된다.

1-2 석회침(Liming)
털을 제거하고 느슨하게 해 주기 위해 약품으로 처리한다. 신발용 가죽으로 사용되는 두꺼운 하이드는 이 단계에서 분리된다.

1-3 제육(Fleshing)
가죽이 될 수 없는 부분을 기계로 잘라 내고 깨끗하게 정리한다. 마지막 단계로 스킨의 털을 깎고 평탄하게 정리한다.
두꺼운 가죽은 추가적으로 스플리팅(Splitting) 과정을 거쳐 탑-그레인과 스플릿으로 나눈다.

2. 태닝(Tanning, 무두질)
태닝 용액이 들어있는 드럼에 스킨을 넣으면 태닝 용액이 단백질 섬유 내부로 침투해 피혁섬유가 된다.
따라서 물에 대해 저항하고 분해가 되지 않는 등의 새로운 특성을 갖는 가죽이 만들어진다.
태닝의 방법은 사용되는 화학물질이 무엇인지에 따라 다음의 몇 가지 방법이 있다.

2-1. 식물성 태닝(Vegetable tanning)
나무껍질, 열매, 잎 등에서 얻어진 식물성 천연 추출물인 탄닌을 이용하는 가장 오래된 태닝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태닝된 스킨은 밝은 갈색 내지 어두운 붉은 갈색을 띠며 밝은 색상으로 염색할 수 없다.
통기성이 좋지만 무게가 무거운 편이고 습기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왁스나 오일을 입히는 추가적인 가공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물이나 오일에서 끓이면 갑옷이나 책표지를 만들 정도로 딱딱해진다.

2-2. 광물성 태닝
Chromium sulfate등의 크롬염을 이용한 크롬 태닝은 1858년에 개발된 방법이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고 의류용 가죽의 약 80%를 이 방법으로 만든다.
크롬 태닝을 거친 가죽은 회색빛이 도는 청색을 띄는데 추가적인 염색이 쉽고 습기에도 비교적 강하다.
그 밖에 알루미늄 염과 같은 무기염을 사용하기도 한다.
방향족 폴리머 화합물을 이용한 Synthetic tanning방법을 통하면 흰색 가죽을 얻을 수 있다.

2-3. 알데하이드 태닝/오닐 태닝
식물성이 아닌 유기물을 이용한 방법으로 크롬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가죽을 만들 수 있다..
Gluraraldehyde류의 화합물을 이용하면 아이보리색에 가까운 매우 연한 색상의 가죽을 얻을 수 있다.
동물의 뇌 성분을 이용한 Brain tanning, 대구 기름을 이용해 사슴가죽을 가공하는 샤무아(Chamois)등이 이 방법에 속한다.
샤모아 공정은 사슴과 엘크의 하이드와 깨끗한 면양의 스킨에 널리 이용된다.

2-4. 복합 태닝
여러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식물성 태닝 후 크롬으로 한번 더 태닝하는 의류용 반크롬(semi-chrome) 방법이 있다.

3. 태닝 후 가공
태닝을 거친 스킨은 완성품 가죽을 얻기 위해 여러 단계의 가공과정을 거친다.
 
3-1. 탈수, 건조 (Sammiering, drying)
태닝을 마친 가죽은 두꺼운 펠트를 씌운 롤러 사이를 압착하면서 통과시켜 수분을 제거한다.
이후 따뜻한 온풍 터널을 통과시켜 수분을 더욱 감소시킨다.

3-2. 면도(Shaving, Trimming)
균일한 두께를 얻기 위해 육면을 긁어내고 깎아낸다.
 
3-3. 염색(Dyeing)
드럼에 담그는 방식인 드럼 염색이 가장 일반적이며 다양한 종류의 염료, 특히 산성염료가 사용된다.
스프레이 염색은 얼룩을 만드는 블로치(blotch) 효과를 낼 때 사용된다.

3-4. 스테이킹(Staking)
가죽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늘이고 구부리는 공정을 반복한다.
두꺼운 가죽인 경우에는 좀 더 강력한 dry milling 방법이 사용된다.

3-5. 연마, 스웨이딩(Buffing & Sueding)
필요에 따라 연마기로 은면을 연마해 고른 표면을 얻는다.
스웨이드로 가공할 가죽은 표면 마찰을 위해 금강사지를 이용해 육면(Flesh side)을 연마한다.
누벅(nubuk) 가죽은 은면을 연마해 가벼운 기모를 일으킨다.

3-6. 코팅(Coating)
은면에 광택을 내고 보호하는 코팅을 한다.

3-7. 광택, 왁싱, 엠보싱, 워싱(Polishing, Waxing, Embossing & Washing)
가죽에 추가적인 효과를 내기 위한 가공법들이 가해진다.


4.가공법에 따른 가죽의 분류
가죽은 가공 과정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4-1. 풀-그레인(Full grain)
풀-그레인 가죽은 양질의 가죽을 태닝해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 가공한 가죽이다.
은면을 그대로 살려 염색 가공하고 광택을 냈으므로 천연가죽 특유의 모공이 살아있어 통기성이 있고 부드럽다.
품질과 상태가 가장 좋은 원피들로만 제작되며, Natural grain이라고도 부른다.
마무리 염색 작업은 아닐린, 또는 세미 아닐린 가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4-2. 탑-그레인(Top grain)
탑-그레인 가죽은 두꺼운 원피에서 스플리팅 가공을 거쳐 얻은 가죽 가운데 은면을 가진 쪽이다.
풀-그레인 가죽에 비해서는 등급이 떨어지는 원피로부터 얻어지고, 은면의 상태를 좋게 만들기 위해 갈아내거나 추가적인 염색 등의 가공을 해 만들어진다.
표면의 흠집이나 흔적을 가리기 위해 은면을 완전히 가릴 정도의 가공이나 코팅이 가해진 탑-그레인 가죽은 별도로 코렉티드-그레인(Corrected-grain)가죽이라고 부른다.
흔히 구두의 갑피에 쓰이는 '복스(box)'가죽은 코렉티드-그레인의 일종이다.

4-3. 스플릿(Split)
스플릿 가죽은 원피에서 탑-그레인을 분리해낸 육면(flesh side)쪽의 가죽으로 양쪽 표면의 질감이 거의 동일하다.
원피의 두께가 충분히 두꺼운 경우에는 스플릿을 두겹까지 얻어낼 수도 있는데 이때 은면에 가까운 쪽을 middle split, 더 안쪽면을 flesh split이라고 한다.
육질면의 독특한 질감과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스플릿은 가죽은 주로 튼튼한 스웨이드 가죽용으로 사용되지만, 표면 가공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좀 더 다양한 질감을 가진 형태로 재가공되기도 한다.

5. 염색 후가공에 따른 분류

5-1 풀 아닐린(Full aniline)
천연 가죽의 색상과 질감을 그대로 살리는 염색기법이다.
힘줄, 핏줄, 흠 등이 자연스럽게 표출되고 표면에 코팅이 올라가지 않아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다.
마찰이나 습기와 오염에 약하다.
 
5-2 풀업 아닐린(Pull up aniline)
아닐린 가죽에 오일이나 왁스 효과를 입히는 염색기법으로 오일 풀업이라고도 한다.
풀 아닐린 가죽과 거의 같은 외형과 성질을 가지지만, 습기와 오염에 좀 더 강하지만 마찰에는 여전히 약하다.
사용하는 데 따라 오일이 조금씩 벗겨진다.

5-3 세미 아닐린(Semi Aniline)
아닐린 염색을 한 후 표면에 매우 얇은 코팅막을 입히는 피그먼트와 아닐린의 혼합 기법이다.
아닐린 가죽과 거의 유사한 부드러움과 질감은 유지하면서 표면보호 효과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다.

5-4 피그먼트 (Pigmented, Opaque)
은면의 고르지 못한 손상을 덮기 위해 불투명한 염료를 씌우고 연마, 코팅을 거친 가죽이다.
다소의 방수및 보호 효과를 가지게 되지만, 천연소재의 질감을 떨어뜨리고 색감이 탁해진다.

5-5 바이캐스트(Bycast, Coated leather)
스플릿 가죽의 표면을 고르게 정리한 후 두꺼운 염료 코팅막과 폴리우레탄 층을 덧씌우는 방법이다.
균일한 컬러와 반짝이는 질감을 얻을 수 있지만 표면이 마찰과 열에 약하다

6. 그 외의 가공법에 따른 명칭
가죽에 가해진 가공법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 나빠(Nappa,Napa)
은면을 안료로 처리하여 광을 낸 가죽이다.
털을 녹이고 크롬 태닝을 거친 후 표면을 매끈하게 가공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가죽.

⊙ 엠보싱(Embossing)
고압의 프레스나 롤러로 가죽의표면에 무늬를 넣은가죽이다.
가죽원판에 무늬를 찍은 가죽을 말한다
 
⊙ 슈링크, 슈렁큰(Shrink)
가죽의표면을 양품으로 수축시켜 은면에 주름이 가도록가공한 가죽이다.
쭈글거림을 모미라하고 가죽전체에 자연스러운 모미가 있다
빈티지한 느낌을 줘 캐주얼 브랜드에서 많이 사용하며 가죽이 두껍다.

⊙ 페이턴트(Patent)
가죽의표면에 에나멜이나 우레탄으로 코팅한 것으로 카프나 키드등으로 가공해 부드럽고 거울같은 광택이난다.
합성피혁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천연가죽이다. 수분에 강하고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 펄 (Pearl)
카프나 키드등의가죽표면에 조개가루나 어분등을 스프레이처리한 것으로 진주와같은 광택을 낸 것.
 
⊙ 스웨이드 ( Suede )
가죽의 육면을 버핑(buffing)해 만든 가죽으로 은면이 좋지 않은 어린 소가죽을 많이 이용한다.
보통 세무라고 말하는 가공상태로 가볍고 부드럽지만 때가 잘 타고 강도가 약한 편이다.
 
⊙ 벨로어 (Velour)
스웨이드와 가공방법은 같으나 버핑된 털이 길고 질이 낮다.
 
⊙ 누벅(Nubuck)
가죽의 은면을 가볍게 갈아내어 벨벳(velvety)같은 감촉의 기모를 일으킨 것.
스웨이드보다 부드럽고 보슬보슬한 촉감을 갖지만, 원가가 높고 때가 잘 탄다.

⊙ 벅 스킨(Buck skin)
숫사슴의 가죽을 누벅의 가공방법보다 좀더 깊게 가공한 것.
 
⊙ 샤모아(Chamois)
세무란 말의 어원이다.
양, 영양, 사슴등의 가죽을 오일 태닝한 다음 은면을 제거하고 버핑한 것으로 안경닦이처럼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촉촉한 질감을 갖는다.
오일만으로 무두질 한 것을 풀 오일 샤무아(full oil chamois)라 하고, 어유와 프롬알데히드(formaldehyde)를 섞어서 만든 가죽을 콤비네이션(combination chamois)라고 한다.

⊙ 베지터블(Vegetable)
식물성 태닝을 거친 가죽을 말한다.
추가적인 태닝을 거친 경우에도 종종 베지터블이라고 불린다.

⊙ 브러쉬 업(Brush up)
가죽을 겉색과 안쪽 색상을 다르게 입힌 후 부드러운 천으로 강하게 문질러서 색상을 낸다
특이한 멋이 있지만 수가공이라 색상이 고르지 못하다.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글들입니다.
▷ 좋은 가죽 고르기 - 이거 진짜 가죽이야?
▷ 좋은 가죽 고르기 - 동물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좋은 가죽 고르기 - 가공법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천연가죽 자켓 제대로 관리하기
▷ 무스탕, 토스카나 - 종류와 올바른 관리법



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좋은 가죽 고르기 2 - 동물에 따른 가죽의 종류

장 널리 쓰이는 가죽은 양, 소, 말과 같은 포유류로 부터 얻어진다.
포유류의 생가죽은 그림과 같은 구조를 가진다.
가장 바깥쪽의 '외피' 또는 '표피(epidermis)'는 전체 두께의 1%정도이고 케라틴 단백질이 주 구성성분이다.
그 아래에 콜라겐 단백질이 주성분인 '진피(dermis)'는 비교적 두껍고 단단한 층이며 강한 섬유성 결합조직으로 되어 있어 가죽으로 만들어지는 주요 부분이다.
진피는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2개의 층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표피 바로 아래의 유두층(papillary layer)와 더 깊은 쪽의 망상층(fiber network layer, reticular layer)이다.
유두층에는 모낭, 땀샘, 피지선, 입모근 등이 있고 외피쪽을 향해 솟아있어 가죽 고유의 패턴을 만드는 구실을 한다.
망상층은 수많은 섬유 조직의 단단하고 불규칙한 결합으로 되어 있어 강하고 탄력있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가죽을 무두질할 때 표피층은 털과 함께 제거되고 유두층 쪽의 면이 표면이 되는데 이 쪽을 은면(銀面, grain side)라고 한다.
은면에 남은 모공이나 잔주름은 동물에 따라 특유의 모양을 나타내게 된다.
피하층을 제거한 망상층은 육질면(flesh side)으로 가공되는데 소위 스웨이드 층이다.

죽의 원피는 크기와 두께를 기준으로 할 때 하이드와 스킨,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소, 말, 사슴처럼 큰 동물의 생가죽은 하이드(hide)라고 부르고 양, 염소, 돼지처럼 작은 동물의 가죽은 스킨(skin)이라고 부른다.
종종 원피 중량에 의해 구분되기도 하는데 30파운드 이상을 하이드, 그 이하를 스킨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의류용 가죽은 하이드보다는 스킨에서 얻는다.



킨은 부분으로 나뉘지 않고 전체가 함께 공정을 거친다.
하이드는 다시 부분에 따라 나뉘어 진다.
큰 하이드는 때로 여러 부분으로 나뉘는데 등·엉덩이가 1등급, 어깨가 2등급, 배와 옆구리는 3등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엉덩이와 등 부위를 일컫는 버트 벤드(butt bend)는 제일 튼튼하고 은면의 균일함, 매끈거림, 두께 등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부분이다.
숄더(shoulder)는 은면의 미세함은 유지되어 있지만, 핏줄이 많아지고,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다.
넥(neck)은 성장하면서 생기는 줄무늬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은면이 거칠어 주요한 부분에는 적합하지 않는다.
벨리(belly)는 가장 얇고 은면이 거칠면서 자국이 많아 역시 주요부위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든 천연 가죽은 동물의 종류에 따른 특성이 있다.
기공의 구조는 동물의 털에 따라 다르고 이것에 따라 매우 미세한 양가죽에서부터 깊은 자국이 있는 돼지가죽까지 매우 다양한 은면 형태가 있다.
아래의 그림은 각각의 동물에서 얻어진 가죽을 확대 촬영한 사진을 보여준다.
동일한 배율로 확대한 사진이 아니어서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종류에 따라 모공의 구조나 주름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가죽 가운데 그 종류와 용도가 가장 다양한 것은 소가죽과 양가죽이다.
소가죽과 양가죽은 소나 양의 생육 기간에 따라서 세분되고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양가죽은 일반적으로 생육기간이 1년 미만이면 lamb skin, 1년 이상이면 sheep skin으로 부른다.
좀 더 세분하자면 6개월 미만은 lamb, 9~10개월은 hogget, 11~12개월은 light sheep, 12개월 이상은 sheep으로 불린다.

1. Milky lamb / Early lamb
젖먹이 양을 milky lamb 또는 early lamb이라고 한다.
뉴질랜드에선 봄이 시작되는 7월 하순부터 양이 태어나므로 대체로 10월 1일경에 얻어진다.
이 때 얻어진 가죽은 모공이 작고 부드럽고 촉감이 좋은 대신 인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크기가 아주 작다.
얇고 강도가 약해 찢어지기도 쉽다.
생후 48시간 내에 얻어진 것은 특별히 Persian lamb skin이라 부른다.

2. Run lamb / Main season lamb
4~8개월 자란 양을 말하며 이 때의 육질 및 부가가치가 가장 좋아 도살이 많이 이루어진다.
크기가 비교적 크고두께도 적당해 스킨으로 쓰기 가장 좋은 가죽이 얻어진다.

3. Super / X-large
Run lamb과 구별하기 위한 것으로 등급은 같지만 사이즈가 큰 것을 말한다.

4. Hogget
9~10개월 자란 새끼를 낳지 않은 양을 말하며 얻어지는 스킨의 사이즈가 크고 두꺼운 대신 거칠고 모공이 커 등급이 다소 떨어진다.

5. Light sheep
1년정도 자란 양이며 의복 제작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두꺼운 스킨을 얻을 수 있지만, 거칠고 모공이 크다.
 
6. Heavy sheep
1년 6개월정도 되었으며 의류용 스킨을 얻을 수 없다.
주로 렌즈 닦이나 특수 용도의 제품을 얻는데 사용된다.

소가죽은 송아지에서 얻어질 경우 스킨, 다 자란 소에서 얻어질 경우 하이드로 칭해 진다.
역시 생육기간에 따라 가죽의 등급과 명칭이 구분된다.

1. 카프스킨 (calf skin)
생후 6개월 미만의 송아지가죽으로 섬유 조직이 치밀해 은면이 부드럽고 중량 15파운드 이하로 가볍다.
고급 지갑, 구두, 의류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고급 가죽이다.

2. 킵스킨(kip skin)
생후 6개월~2년까지의 중소에서 얻어진 15~30파운드 정도의 가죽이다.
카프스킨에 비해서는 다소 거칠지만 튼튼하기 때문에 핸드백이나 구두 등에 사용된다.
송아지가죽 스웨이드는 우아하고 표면이 견과 유사해 품질이 가장 좋다.

3. 카우하이드(cow hide)
2년 이상 자란 암소가죽으로 두껍고 질긴 가죽이다.
중량 30~53파운드는 light cow hide, 그 이상을 heavy cow hide라 부른다.
주로 가방, 벨트, 구두, 핸드백을 만들 때 쓰이고, 스웨이드 형태로 가공한 것은 의류에도 사용된다.

4. 스티어하이드 (steer hide) / 스태그하이드 (stag hide)
2년 이상 자란 거세한 숫소 가죽이다. 3~6개월 정도에 거세했으면 steer, 1년이 지났으면 stag라 부른다.
Cow hide와 bull hide의 중간쯤.

5. 불하이드(bull hide)
3년 이상 자란 번식용 숫소가죽. 매우 두껍고 거칠고 단단해 구두의 밑창, 중장을 만들 때 쓰이거나 공업용으로 사용된다.

그 외의 동물에서 얻어지는 가죽들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1. 염소 가죽 (Goat skin)
산양가죽. 1년 미만은 키드 스킨(kid skin)이라한다.
털구멍의 형태에 특징이 있으며 얇고 부드럽고 튼튼해서 형태가 망가지지 않으므로 고급구두나 핸드백, 장갑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2. 돼지 가죽 (Pig skin)
과거에는 품질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어 잘 사용하지 않았으나 표면의 모양을 살린 새로운 가공법의 발달에 의해 그 가치가 높아져 가고 있다.
마찰에 강하며 내마모성이 우수하고 얇으면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가죽의 표면에 상처자국이 많고 털구멍이 크고 가죽을 붙여 이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용도는 핸드백, 구두안감, 장갑, 벨트등으로 다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3. 말 가죽 (Cordovan)
말 엉덩이 부분의 가죽은 내구성과 방수성이 뛰어나며 코도반(Cordovan)이라 부른다.
표면의 터치가 부드럽기 때문에 가방, 고급 구두, 장갑에 주로 사용된다.
말가죽은 소가죽에 비해 얇으며 섬유질이 부드럽지만, 인장력이 떨어지고 조직이 약해 결로 찢어지는 단점이 있어 다른 부위의 가죽은 잘 사용되지 않는다.

물소가죽

4. 물소 가죽 (Buffalo hide)
은면이 두껍고 거칠지만 무늬가 잔잔하면서도 은은해 아름답다.
다른 가죽에 비해 내구성이 강하고 유연성이 있어 실용적이라 최근에 가방, 핸드백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5. 사슴가죽 (Deer skin)
거칠고 은면에 두드러진 구멍이 보이는 야생가죽이다.
질기고 튼튼하면서도 소가죽에 비해 가벼워 가방, 신발, 장갑, 보호장구 등에 쓰인다.

5. 캥가루 가죽 (Kangaroo leather)
가죽의 조직이 치밀해 튼튼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가벼운 특징이 있지만 비싸다.
고급 품질의 구두 및 경기용 구두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타조가죽

6. 타조가죽(Ostrich)
깃털을 뽑아낸 자국이 은면에 작은 원형돌기 패턴을 만들어 매우 아름답고, 패턴의 규칙성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가죽이 강하고 튼튼해 벨트, 핸드백, 구두, 지갑 등의 고급품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동물 보호 차원에서 포획을 철저히 규제하고 있어 생산량이 적고 가격도 매우 비싸다.

7. 악어 가죽 (Alligator)
파충류 가죽의 대표격이며 독특한 각질모양의 무늬가 매우 아름답고 대단히 튼튼하다.
하지만, 염색처리와 가공이 어려워 가격이 비싸다.
최근에는 기존애 선호되던 등가죽보다 배쪽 가죽을 더욱 높이 평가하고 있다.
호주산은 크로크다일(crocodile)이라 불리운다.

도마뱀 가죽

8. 뱀가죽 (Snake)
은면의 무늬가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지만, 비늘 때문에 가공과 관리가 어렵다.
왕비단뱀(pyton)을 많이 사용하고  물뱀(water snake)이나 땅뱀(weep snake)도 사용된다.

9. 도마뱀 가죽 (Lizard)
은면의 요철 무늬가 섬세해 아름답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뱀가죽과 비슷하지만 비늘이 일어나지 않아 가공과 관리가 쉽다.
Ling mark 도마뱀 가죽이 가장 질이 좋다.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가죽의류'에 대한 글들입니다.

▷ 좋은 가죽 고르기 - 이거 진짜 가죽이야?
▷ 좋은 가죽 고르기 - 동물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좋은 가죽 고르기 - 가공법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천연가죽 자켓 제대로 관리하기
▷ 무스탕, 토스카나 - 종류와 올바른 관리법

좋은 가죽 고르기 1 - 이거 진짜 가죽이야?

죽만이 띌 수 있는 특유의 질감과 쉬크한 매력은 시대를 초월한다.
내 스타일에 맞게 잘 고른 가죽자켓은 순식간에 섹시하고 럭셔리한 분위기를 더해주지만, 잘못 고른 가죽 아이템은 지갑을 텅 비우는 데만 큰 공을 세우기 마련이다.
가죽 아이템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가격의 결정 요소에 있어서는 소재가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착실하게 등급과 가격이 비례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내가 가죽 제품을 살 때 들을 수 있는 설명은 양가죽, 소가죽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요즘은 합성피혁의 제조 기술이 워낙 좋아져 비전문가는 인조가죽과 천연가죽을 구분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매하는 사람이 '좋은 가죽'이라고 말할 때, 내가 생각하는 '좋은 가죽'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담고 있을 수 있다.
그 '좋다'는 표현 안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이 섬세하고 촉감이 부드럽고 가벼운 가죽을 말할 수도 있겠고, 복잡하고 힘든 가공 과정을 거쳐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컬러나 질감을 얻어낸 가죽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을 것이며, 때로는 관리하기 쉽고 터프한 가죽을 가리키는 말일 수도 있다.
결국 선택은 내 몫인 거고, 알아야 제대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지.
하지만 고급 가죽 제품이라고 해서 때가 덜 타거나 더 튼튼할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마시길.
오히려 더 까다로운 관리를 필요로 하며 관리가 따라 주지 않으면 무거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잡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 실제로 제일 도움이 될만한 좋은 가죽을 고르는 방법부터 알아보자.
가죽을 잘 고르기 위해서는 가죽이 갖는 특성뿐 아니라, 가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하지만, 비교적 일반적이고 간단한 방법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우선 촉감으로는 가죽이 손에 닿았을 때 부드럽고 탄력이 있으며 따뜻한 촉감과 균일한 두께를 가진 것을 찾는다.
가죽이 두껍다고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니다.
원피에서 불필요한 기름기와 지방질등을 제거한 상태에서 두께감이 있는 가죽이 좋은 가죽이고, 같은 두께와 넓이라면 가벼운 가죽이 고급이다.
옷에는 양가죽과 소가죽을 주로 사용하는데 양가죽이 소가죽보다 고급이며 더 가볍고 부드럽고 촉감도 좋다.
소가죽 중에서는 어린 소나 암소 가죽이 더 가볍고 고급이다.
시각적으로 봐서 좋은 가죽은 표면이 차분히 가라앉아 있고 상처가 적은 것, 광택과 염색이 균일한 것이다.
가죽 표면이 완벽하게 동일한 무늬의 반복이거나 흠집이 전혀 없다면 천연가죽인지를 의심해 봐야한다.
살아있는 것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런 광택이 나면서 확대해 봤을 때 미세한 주름과 모공이 살아있으면서 그것이 작고 균일할수록 고급 가죽이다.
최대한 흠집을 숨기기 위해 첨단 도장 기법을 활용하지만, 미세한 흠집은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잔주름과 모공이 전혀 없거나 지나치게 균일하면서 색이 진한 것은 합성피혁일 수 있다.

러면, 합성피혁인지 천연가죽인지 구별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일빈적인 방법으로는 냄새로 구별할 수 있다.
천연가죽은 원피에 내구성, 색상, 광택을 더하기 위한 약품 처리를 하기 때문에 특유의 냄새가 있다.
따라서 약품 냄새가 전혀 없다면 인조가죽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부 가죽들은 정교한 약품처리와 탈취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약품냄새가 거의 안나는 경우가 있다.

번째로 표면 무늬와 촉감으로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약간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지만, 부드러운 천연가죽은 만졌을 때 다른 사람의 피부를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천연가죽은 목, 배, 등, 허리등의 부위에 따라 표면 무늬가 조금씩 다르고 결 또한 다르다.
표면의 미세한 패턴과 촉감이 천편일률적이고 사람 피부를 만졌을때와 같은 따스한 느낌이 없다면 인조가죽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가끔 가방이나 옷에 달려있는 샘플가죽과 실제로 쓰인 가죽이 다른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보통 샘플가죽은 상품 제작에는 적합하지 않은 목이나 배 부위로 만들기 때문에 주로 등허리부위의 가죽을 사용한 본체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가죽에 두꺼운 코팅이 입혀졌거나 에나멜, 우레탄 등으로 가공된 가죽에는 쓸 수 없다.

지막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잘라서 가죽의 단층을 확인해보는 것이다.
천연가죽이나 인조가죽이나 표면에는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모두 코팅을 하기 때문에 표면을 살찍 벗기는 것만으로는 진위구별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천연가죽의 경우 전체가 1개의 층으로 된 가죽위에 코팅을 하기 때문에 갈라보면 전체가 1개의 층으로 되어 있고 이면쪽에는 코팅처리를 안한 것이 보인다.
인조가죽의 경우에는 바깥쪽은 천연가죽과 거의 유사하게 만든 얇은 합성피혁층이고 안쪽면은 주로 원단 재질의 천을 댄 형태여서 천연가죽보다 쉽게 갈라지고 다른 모양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완성품 상태에서 사용하려면 제품의 파괴를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실 아주 전문가가 아닌 이상 가죽 완성품을 척 보고 "이건 1~2월 경에 얻어진 A-등급 full-grain main season lamb skin nappa로군"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알아들으려면 지식이 약간 필요하다.
다음 글에서부터는 가죽의 종류, 등급, 생산공정 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 볼 생각이다.
이런 것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가죽 제품에 사용되는 용어들을 알고 제대로 된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니까.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가죽의류'에 대한 글들입니다.

▷ 좋은 가죽 고르기 - 이거 진짜 가죽이야?
▷ 좋은 가죽 고르기 - 동물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좋은 가죽 고르기 - 가공법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천연가죽 자켓 제대로 관리하기
▷ 무스탕, 토스카나 - 종류와 올바른 관리법

2009년 11월 11일 수요일

영화 '더 문'에서 본 한글 '사랑'

는 상상력을 자극해 주는 SF나 환타지 영화를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제법 권위있다는 판타스틱 영화제인 스페인 '시체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들에는 항상 관심이 간다.
재미있게 봤던 '친절한 금자씨'와 '박쥐'도 이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어 더 그런가보다.
그런 나에게 '더 문'의 개봉 소식은 반가왔다.
시체스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상을 4개씩이나 받은 SF 스릴러물이라니 개봉일 예매 1순위인 게지.

봉일을 기다리면서 예고편을 보던 중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는데, 배경이 되는 달 기지의 이름이 '사랑(Sarang)'이라는 거다.
스크린샷 중에서는 유니폼에 한글로 쓰여진 '사랑'이 분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서양의 디자이너들이 가끔 그러듯이 한글의 디자인성 때문에 영화에 하나의 미적인 요소로 사용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한자나 한글을 하나의 그림처럼 여긴다.
그리고 요즘은 너무 복잡한 한자보다는 고딕체의 한글에서 더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하긴, 세종대왕 폐하께서 당대의 석학을 끌어모아 디자인까지 고려해 만든 글자인데 어련할까봐.
나도 개인적으로 가까왔던 영국의 한 디자이너로부터 자기 디자인에 쓰고 싶다면서 한글과 한자로 몇몇 문장들을 프린트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니까.

'신흥호남향우회'이신 브리트니 언니



런데 이 영화의 감독 '던칸 존스'가 꽤 흥미로운 인터뷰를 했더군.
아직은 전설적인 가수이자 아버지인 '데이비드 보위'보다 덜 유명하지만 이 영화와 아버지의 후광 덕분에 빠른 속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양반이 해외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 한글을 사용했음을 밝힌 것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고용한 회사를 한국과 미국의 합작 기업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리고 그에게 한글을 사용하게 만든 결정적인 인물이 누구였는지는 아래의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지.

이사강, 영화 '더 문' 던컨존스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

쨌거나, 반갑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한 이 영화가 빨리 개봉하길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기대하는 중에 딱 한가지 사항은 불만이다.
출연 배우 중에 '케빈 스페이시'가 있어서 내심 기대를 했건만, 자세히 보니 목소리로만 출연을 한다고 하네.
이구궁..
또 한번 카이저 소제를 볼 수 있길 바랬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