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좋은 가죽 고르기 1 - 이거 진짜 가죽이야?

죽만이 띌 수 있는 특유의 질감과 쉬크한 매력은 시대를 초월한다.
내 스타일에 맞게 잘 고른 가죽자켓은 순식간에 섹시하고 럭셔리한 분위기를 더해주지만, 잘못 고른 가죽 아이템은 지갑을 텅 비우는 데만 큰 공을 세우기 마련이다.
가죽 아이템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가격의 결정 요소에 있어서는 소재가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착실하게 등급과 가격이 비례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내가 가죽 제품을 살 때 들을 수 있는 설명은 양가죽, 소가죽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요즘은 합성피혁의 제조 기술이 워낙 좋아져 비전문가는 인조가죽과 천연가죽을 구분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매하는 사람이 '좋은 가죽'이라고 말할 때, 내가 생각하는 '좋은 가죽'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담고 있을 수 있다.
그 '좋다'는 표현 안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이 섬세하고 촉감이 부드럽고 가벼운 가죽을 말할 수도 있겠고, 복잡하고 힘든 가공 과정을 거쳐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컬러나 질감을 얻어낸 가죽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을 것이며, 때로는 관리하기 쉽고 터프한 가죽을 가리키는 말일 수도 있다.
결국 선택은 내 몫인 거고, 알아야 제대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지.
하지만 고급 가죽 제품이라고 해서 때가 덜 타거나 더 튼튼할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마시길.
오히려 더 까다로운 관리를 필요로 하며 관리가 따라 주지 않으면 무거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잡한 얘기를 하기에 앞서, 실제로 제일 도움이 될만한 좋은 가죽을 고르는 방법부터 알아보자.
가죽을 잘 고르기 위해서는 가죽이 갖는 특성뿐 아니라, 가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하지만, 비교적 일반적이고 간단한 방법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우선 촉감으로는 가죽이 손에 닿았을 때 부드럽고 탄력이 있으며 따뜻한 촉감과 균일한 두께를 가진 것을 찾는다.
가죽이 두껍다고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니다.
원피에서 불필요한 기름기와 지방질등을 제거한 상태에서 두께감이 있는 가죽이 좋은 가죽이고, 같은 두께와 넓이라면 가벼운 가죽이 고급이다.
옷에는 양가죽과 소가죽을 주로 사용하는데 양가죽이 소가죽보다 고급이며 더 가볍고 부드럽고 촉감도 좋다.
소가죽 중에서는 어린 소나 암소 가죽이 더 가볍고 고급이다.
시각적으로 봐서 좋은 가죽은 표면이 차분히 가라앉아 있고 상처가 적은 것, 광택과 염색이 균일한 것이다.
가죽 표면이 완벽하게 동일한 무늬의 반복이거나 흠집이 전혀 없다면 천연가죽인지를 의심해 봐야한다.
살아있는 것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런 광택이 나면서 확대해 봤을 때 미세한 주름과 모공이 살아있으면서 그것이 작고 균일할수록 고급 가죽이다.
최대한 흠집을 숨기기 위해 첨단 도장 기법을 활용하지만, 미세한 흠집은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잔주름과 모공이 전혀 없거나 지나치게 균일하면서 색이 진한 것은 합성피혁일 수 있다.

러면, 합성피혁인지 천연가죽인지 구별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일빈적인 방법으로는 냄새로 구별할 수 있다.
천연가죽은 원피에 내구성, 색상, 광택을 더하기 위한 약품 처리를 하기 때문에 특유의 냄새가 있다.
따라서 약품 냄새가 전혀 없다면 인조가죽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부 가죽들은 정교한 약품처리와 탈취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약품냄새가 거의 안나는 경우가 있다.

번째로 표면 무늬와 촉감으로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약간의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지만, 부드러운 천연가죽은 만졌을 때 다른 사람의 피부를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천연가죽은 목, 배, 등, 허리등의 부위에 따라 표면 무늬가 조금씩 다르고 결 또한 다르다.
표면의 미세한 패턴과 촉감이 천편일률적이고 사람 피부를 만졌을때와 같은 따스한 느낌이 없다면 인조가죽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가끔 가방이나 옷에 달려있는 샘플가죽과 실제로 쓰인 가죽이 다른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보통 샘플가죽은 상품 제작에는 적합하지 않은 목이나 배 부위로 만들기 때문에 주로 등허리부위의 가죽을 사용한 본체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가죽에 두꺼운 코팅이 입혀졌거나 에나멜, 우레탄 등으로 가공된 가죽에는 쓸 수 없다.

지막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잘라서 가죽의 단층을 확인해보는 것이다.
천연가죽이나 인조가죽이나 표면에는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모두 코팅을 하기 때문에 표면을 살찍 벗기는 것만으로는 진위구별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천연가죽의 경우 전체가 1개의 층으로 된 가죽위에 코팅을 하기 때문에 갈라보면 전체가 1개의 층으로 되어 있고 이면쪽에는 코팅처리를 안한 것이 보인다.
인조가죽의 경우에는 바깥쪽은 천연가죽과 거의 유사하게 만든 얇은 합성피혁층이고 안쪽면은 주로 원단 재질의 천을 댄 형태여서 천연가죽보다 쉽게 갈라지고 다른 모양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완성품 상태에서 사용하려면 제품의 파괴를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실 아주 전문가가 아닌 이상 가죽 완성품을 척 보고 "이건 1~2월 경에 얻어진 A-등급 full-grain main season lamb skin nappa로군"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알아들으려면 지식이 약간 필요하다.
다음 글에서부터는 가죽의 종류, 등급, 생산공정 등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 볼 생각이다.
이런 것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가죽 제품에 사용되는 용어들을 알고 제대로 된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니까.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가죽의류'에 대한 글들입니다.

▷ 좋은 가죽 고르기 - 이거 진짜 가죽이야?
▷ 좋은 가죽 고르기 - 동물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좋은 가죽 고르기 - 가공법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천연가죽 자켓 제대로 관리하기
▷ 무스탕, 토스카나 - 종류와 올바른 관리법

2009년 11월 11일 수요일

영화 '더 문'에서 본 한글 '사랑'

는 상상력을 자극해 주는 SF나 환타지 영화를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제법 권위있다는 판타스틱 영화제인 스페인 '시체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들에는 항상 관심이 간다.
재미있게 봤던 '친절한 금자씨'와 '박쥐'도 이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어 더 그런가보다.
그런 나에게 '더 문'의 개봉 소식은 반가왔다.
시체스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상을 4개씩이나 받은 SF 스릴러물이라니 개봉일 예매 1순위인 게지.

봉일을 기다리면서 예고편을 보던 중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는데, 배경이 되는 달 기지의 이름이 '사랑(Sarang)'이라는 거다.
스크린샷 중에서는 유니폼에 한글로 쓰여진 '사랑'이 분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서양의 디자이너들이 가끔 그러듯이 한글의 디자인성 때문에 영화에 하나의 미적인 요소로 사용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한자나 한글을 하나의 그림처럼 여긴다.
그리고 요즘은 너무 복잡한 한자보다는 고딕체의 한글에서 더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하긴, 세종대왕 폐하께서 당대의 석학을 끌어모아 디자인까지 고려해 만든 글자인데 어련할까봐.
나도 개인적으로 가까왔던 영국의 한 디자이너로부터 자기 디자인에 쓰고 싶다면서 한글과 한자로 몇몇 문장들을 프린트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니까.

'신흥호남향우회'이신 브리트니 언니



런데 이 영화의 감독 '던칸 존스'가 꽤 흥미로운 인터뷰를 했더군.
아직은 전설적인 가수이자 아버지인 '데이비드 보위'보다 덜 유명하지만 이 영화와 아버지의 후광 덕분에 빠른 속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양반이 해외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 한글을 사용했음을 밝힌 것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고용한 회사를 한국과 미국의 합작 기업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리고 그에게 한글을 사용하게 만든 결정적인 인물이 누구였는지는 아래의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지.

이사강, 영화 '더 문' 던컨존스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

쨌거나, 반갑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한 이 영화가 빨리 개봉하길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기대하는 중에 딱 한가지 사항은 불만이다.
출연 배우 중에 '케빈 스페이시'가 있어서 내심 기대를 했건만, 자세히 보니 목소리로만 출연을 한다고 하네.
이구궁..
또 한번 카이저 소제를 볼 수 있길 바랬었는데..

2009년 11월 10일 화요일

스타킹 이야기

ⓒ Markusram

리자베스 여왕이 1560년에 받은 새해 선물 가운데 하나는 비단으로 짠 검은 스타킹이었다고 해.
그 시대의 역사가 존 스토의 기록에 따르면, 그 때부터 죽을 때까지 여왕은 천으로 만든 양말을 더 이상 신지 않았다는군.
여왕은 바닥까지 끌리는 다운을 입었기 때문에 총애를 받던(?) 몇몇을 빼고는 여왕의 양말이 바귄 것을 알아차릴 수 없었지.
재위중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무서운 할머니였던 메리 여왕이 영국깃발인 유니온 잭의 다채로운 색깔로 띠를 그려 넣은 스타킹을 종종 신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훨씬 더 적었지.

래는 색깔과 무늬가 있고 길면서 다리에 꽉 끼는 양말은 남자들만 신는 것이었어.
특히 성직자와 군인들이 신는 복식 중에 하나였고, 젊은 남자들의 인기있는 패션아이템이었지.
여자들은 훨신 평범한 모양의 양말을 신었지.
14세기가 되면서 남자용 스타킹(타이츠)이 허벅지와 엉덩이의 윤곽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이유로 성직자들은 외설적인 옷이라고 비난했다.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은 사형을 당할 때 자기가 가장 좋아하던 스타킹을 신었는데 발목에 수수한 은장식이 달린 푸른 스타킹이었다고 한다.
1700년대에 이르러서는 발목이 치마의 재봉선 아래로 살짝 나오도록 허용되었기 때문에 귀부인들 사이에선 수를 놓은 디자인의 스타킹이 유행했어.
이 자수는 스타킹의 옆쪽 박음질 솔기를 감추기 위한 장식이었어.
이 자수장식의 디자인은 아직도 남자들의 양말 옆면에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지.

ⓒ Melissa Maples

달라붙는 투명한 직물이 나와 속에 아무 것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유행했던 프랑스의 집정시대(1795~1799)에는 살색 스타킹이 큰 인기를 끌었다.
실크로만 만든 스타킹은 1920년대에 와서야 유행했어.
그러나 실크스타킹의 가격은 너무 비쌌기 대문에 제조업자들은 실크를 대신할만한 것을 찾아 헤매었다.
이 제조업자들에게 1938년 10월 27일은 경축일이 되었다.
'듀퐁'이라는 화학회사가 '화학적으로 합성한 새로운 실크'라고 표현한 인조 섬유의 특허를 받은 사실을 신문에 공표한 날이거든.
바로 나일론이었지.
이 기적의 섬유로 만든 스타킹이 델라웨어주의 월밍턴에서 1년 뒤에 시험판매에 들어갔을 때, 상점들은 그 지방에서 들어오는 주문만을 받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를 나온 업자들이 고객들의 반응을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였지.
놀랍게도 그들은 뉴욕, 볼티모어, 필라델피아에서 온 여자들이 스타킹을 살 자격을 얻으려고 호텔과 아파트에 세를 얻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어

일론은 정말 싸고 훌륭했지만 모든 기대를 충족시킬 수는 없었다.
새로운 양말이 강철처럼 튼튼하다고 어떤 신문이 대서특필했지만 실제로는 결코 그렇지는 못했거든.
팬티스타킹 한 장은 굵기가 머리카락의 반 정도인 실 6.4km를 300만 개의 고리로 짜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고리들 중의 몇 개가 약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지 못했던 것이지.
이 당시의 스타킹 제조업자들은 정말 괴로왔을 거야.
비양심적인 장사꾼으로 매도당하고 있었거든.
그 이유는 스타킹이 너무 질기면 장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올 풀리지 않는 스타킹을 만드는 비법을 업자들이 튼튼한 금고에 넣고 잠가 버렸다는 소문이 시중에 자꾸 나돌았기 때문이지

속옷 이야기

계에서 가장 깨끗하게 산다는 한국과 일본 사람들이 들으면 기절할 얘기지만, 유럽 사람들은 놀랍게도 수세기 동안 거의 몸을 씻지 않고 살았다는 것을 아시는지?
내의가 추위를 막아주는 것 이상의중요한 역할을 해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즉, 더러운 몸의 때가 겉옷에 묻지 않게 해주었던 것이지.
규칙적으로 목욕을 즐겼던 고대 그리스·로마시대의 습관이 문명세계에 재정착된 것은 18세기 말에 이르러서의 일이었다는 것이지.

네상스 시대 이전에는 왕의 것이든, 농부의 것이든 내의에서는 멋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어.
남 앞에 내보이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지.
속옷을 남들 앞에 보이는 것은 간통한 여인이 자기 죄를 자백할 때나, 적을 정복했을 때 그들에게 굴욕감을 안겨주기 위해 쓰던 하나의 '형벌'이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여왕 시대에 와서는 남녀 할 것 없이 모두 부자연스럽게 허리를 바짝 조이는 것을 조아하게 되면서 내의는 옷맵시를 내기 위한 기본 수단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떠맡게 되었어.
여자들은 세겹이 속치마로 몸을 감싸고 다녔지.
부자들은 피부에 낳는 내의로 실크를 특히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촉감이 부드러운 것 뿐만 아니라 모직물에 비해 '이'가 잘 달라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해.

Photo by MathieuB

Old fashioned underwears

1500년대에서 1800년대까지 약 300년 동안 상류층 여자들은 나폴레옹 시대의 헐렁한 '제국식'스타일을 제외하고는 줄곧 상반신을 콜셋으로 무지막지하게 졸라맸고 하반신은 크레놀린으로 옷을 한껏 부풀려 입었다.
그러려면 강철, 가죽, 고래뼈 등으로 만든 장치가 필요했는데, 이 위험한 허영심 때문에 때로는 숨도 제대로 못쉬고 졸도하는 여자들이 즐비했고, 결국 여자는 연약하다는 통념을 만들게 되었어.
여자들이 허리를 어찌나 단단하게 조였던지, 갈비뼈가 부러지고 폐를 다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해.
어느 분별있었던 아버지는 허리를 조여야한다는 자기 딸들의 강박관념을 개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는군.
"내 딸들은 서지도 앉지도 걷지도 못한다. 그 애들이 허리를 굽히기를 바라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내 딸들은 항상 배가 아프다고 불평한다."
실제로 딸 하나가 몸을 굽혔을 때 콜셋이 굉음과 함께 파열되면서 그 딸은 땅바닥에 자빠지고 말았다지.

러면 이런 모든 속옷들 속에는 과연 무엇을 입었을까?
영국 여자들은 1700년대 말까지도 속바지를 입지 않았어.
그러다가 마침내 용기를 내서 무릎 아래를 얌전하게 리본으로 묶는 헐렁한 속바지를 입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여자의 속바지는 품위없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속바지란 것이 원래 남성용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지.
그러나 유행의 물결을 따라 그런 속바지는 사라지고, 이내 레이스를 단 매혹적인 속바지가 흔들리는 크리놀린 밑으로 살짝 드러나게 되었다.
젊은 남자들이 아가씨를 붙잡고 몇 시간동안이나 스윙댄스를 춘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

photo by sunrise.seven

Underwear models

양 남자들 역시 허리를 잘록하게 하거나 다리를 모양있게 보이기 위해 거추장스런 속옷과 패드를 입어야만 했다.
1770년대에는 종아리가 바싹 마른 남자들이 몸에 착 달라붙는 승마용 바지를 입을 때는 장딴지에 패드를 대고 가죽끈으로 꽁공 묶었다지.
여자들이 브래지어 속에 패드를 넣는 것과 비슷한 의도였던 것 같아.
남자들의 코르셋은 별로 언급되고 있진 않지만, 1차대전 때 독일군은 배불뚝이 장교들에게 실제로 콜셋을 지급했었다고 해.
좀 더 근래에는 유고슬라비아의 티토 대통령과 스페인의 프랑코 총통도 콜셋을 입었다는군.
미국의 상·하원의원들 중에도 상당수가 몰래 콜셋을 입는다는 얘기가 떠도는데 누군가 사실관계를 확인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


2009년 11월 8일 일요일

청바지의 올바른 세탁법

바지가 더 이상 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작업복이 아니라는 사실에는 모두들 공감하시겠지.

마땅히 입을만한 옷이 생각나지 않을 때, 또는 좀 더 세련된 스타일을 내고 싶을 때 쉽게 손이 가는 이 청바지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서 제 구실을 톡톡히 해주는 내 옷장의 착한 멤버중 하나다.

하지만, 청바지는 언제나 학대당하는 콩쥐다.

$20 정도 밖에 하지 않는 싼 청바지이든, $200을 넘게 주고 산 프리미엄 진이든 상관없이 세탁할 때가 되면 그냥 세탁기에 던져넣어 지거든.

하지만, 실제로 요즘 나오는 청바지들은 예전의 그것들과 달리 엄청나게 복잡하고 많은 가공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그렇게 터프한 취급을 잘 견뎌내지 못한다.

원래 튼튼했던 데님원단도 복잡한 스티치, 부분염색, 다단계 워싱, 빈티지 가공, 장식물 부착 등을 거치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줘야 하는 연약한 아이로 재탄생하기 때문이지.

언제나 구박받고 학대 당하지만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해주는 청바지를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는다면 신데렐라의 엄마에게 뭐라고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일 지도 모른다.

어떻게 내 옷장의 신데렐라를 제대로 대접할 수 있을지 좀 알아보자.

 

단, 청바지의 특성 중 가장 특징적인 점은 바로 '물빠짐'특성일 거다.

청바지의 느낌은 세탁을 할 때마다 달라진다고 할 만큼 물빠짐 현상은 청바지 고유의 특징이다.

물빠짐이 곱고 균일한 청바지는 세월이 갈수록 그 멋을 더해가지만, 그 반대라면 한 번 세탁한 다음엔 즉시 작업복으로 전락하기 마련이지.

청바지는 비싼거나 싼거나 상관없이 사용된 원단과 염색 방법이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똑같은 관리방법이 적용된다.

 

빠짐을 곱게 만들기 위해서는 청바지를 산 후 처음 몇 번의 세탁이 특히 중요하다.

권장할 만한 방법은 일단 한 번 '드라이클리닝'을 해 준 다음에 입는 것.

옷을 입는 동안 생기는 마찰과 탈색이 생기기 전에 해주는 드라이클리닝은 옷 제작 과정에서 들어간 여러가지 화학물질들을 제거해줌과 동시에 섬유 표면에 얇은 막을 입혀서 한동안 마찰에 의한 탈색을 어느 정도 막아주거든.

아무 세탁소나 찾아가서 말없이 맡기면 95% 이상의 확률로 물세탁을 하게 될 테니까 반드니 믿을만한 단골세탁소를 찾아 꼭 드라이클리닝을 해달라고 확인을 받아놓으시기 바란다.

가끔씩 청바지 중에서 워싱가공 기법상의 특징 때문에 드라이클리닝을 할 수 없는 바지도 있다.

이런 경우는 세탁방법에 따로 표시가 되어 있으니까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라이클리닝이라는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처리 방법도 있긴 하다.

염도가 높은 소금물에 한나절 정도 담궈 놓으면 된다.

소금은 청바지에 사용된 염료를 고착시키는 역할을 해줘서 세탁할 때 물빠짐이 천천히 균일하게 일어나도록 해주거든.

소금물 농도는 바닷물 정도로 많이 짜게 만들어야 되고, 찬물을 이용하셔야만 한다.

충분히 담궈놓았다가 맹물에 잘 헹궈 소금끼를 빼고 입어주시면 되겠다.

 

후로 세탁할 때도 신경을 써주실 부분들은 있다.

대부분 세탁기를 사용하실 텐데, 세탁기 빨래를 잘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썼으니까 거기서 읽고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데님원단은 물세탁을 할 때 물빠짐과 수축, 변형이 반드시 생긴다는 사실을 명심하시라.

적어도 아래의 사항들 정도는 늘 신경을 써 주셔야만 내 청바지를 계속 외출복으로 삼을 수 있다.

 

1. 제일 먼저 할 일은 세탁물을 분류할 때, 청바지는 청바지끼리 모아서 세탁하는 것.

터프한 데님 원단과 금속 부착물들이 다른 옷을 손상시키는 사태와 서로의 색깔을 주고 받는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방책 되시겠다.

 

2. 청바지를 세탁기에 넣을 때는 반드시 지퍼와 버튼을 모두 잠그고 뒤집어서 넣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미세한 수축이나 변형이 생기더라도 전체적인 형이 잘 유지될 뿐만아니라, 섬유 손상도 방지할 수 있다.

세탁망의 사용도 적극 추천 사항이다.

만약 빈티지 가공, 데미지 가공 등으로 올풀림이 생길 수 있는 청바지라면 세탁망을 꼭 사용해 주시길.

청바지 주머니에는 봉재 방법의 특성상 먼지와 실밥이 잘 껴있으니까 세탁 전에 미리 제거해 주시기 바란다.

 

3. 세제는 중성세제로, 물온도는 찬물로 선택하시라.

알칼리성 강력 세제와 산소계 표백제의 조합은 청바지의 염료들도 오염물과 같이 취급해서 깨끗하게 제거하려고 덤벼든다.

뜨거운 물이라면 그 공격력이 더욱 탁월해질 것이고 청바지의 사이즈와 핏라인은 더 이상 내것이 아니게 될 것이다.

세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글에서 자세히 썼으니까 거기서 읽어 주시기 바란다.

 

4. 세탁코스는 10분 이내로, 탈수는 1분 정도만 하시길.

오랜 탈수는 강력한 세탁만큼이나 물빠짐을 불균일하게 만들 수 있다.

 

5. 말릴 때는 그늘에서, 뒤집은 상태로, 거꾸로 길게 널어 말리시라.

말리는 동안에도 탈색과 변형과정은 여전히 진행된다.

적어도 요렇게 말리면 변색과 줄어듬, 비틀어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세탁기의 건조 기능은 절대 사용금지.

 

6. 다 말렸으면 뒤집은 상태에서 가벼운 다림질을 해 주시길.

스판성분이 들어있는 청바지라면 굳이 다림질을 해주지 않는 것이 더 좋지만, 100% 면 청바지라면 가벼운 다림질을 해무릎이 나오지 않은 모양을 만들어 주시는 것이 센스.

재봉선이 양 옆으로 가도록 펼치고 바지단을 길이 방향으로 살짝 당기면서 약하게 다림질을 해주는 동안 형태를 원래대로 잡아주시라.

 

7. 보관할 때는 다림질을 끝낸 그 상태로 거꾸로 길게 걸어 보관하시길.

단, 스판이 함유된 청바지는 행여 늘어날 수도 있으니까 눕혀 보관하시는 것이 더 좋다.

양복바지처럼 줄을 잡거나 접어서 보관하는 것보다는 이 편이 훨씬 형태 유지가 잘 된다는 사실.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바른 세탁법'에 관한 글들입니다.

▶ 빨래는 과학이다
▶ 세제, 바로 알고 바로 쓰기
▶ 향기 나는 섬유린스?
▶ 손빨래 제대로 하기
▶ 세탁기, 제대로 쓰고 계신가요?
▶ 드라이클리닝 해주세요
▶ 청바지의 올바른 세탁법

 

 

2009년 11월 7일 토요일

손세정제, 손소독제 만들기

이 일하는 사무실에 지난 9월부터 소독용 손세정제와 일회용 마스크가 등장했다.
회사에서 내려준 방침에 따르자면, 모든 판매용 상품을 만질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손소독을 하라신다.
우리 회사에서 주로 취급하는 상품은 '옷'이다.
신종플루는 호흡기를 통해서만 옮겨다니지 접촉과는 상관없다고 WHO 홈페이지까지 보여주면서 설명했는데도,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지침대로 따르라는 고객팀장의 큰 목소리가 들렸다.
시키는대로 해야지 어쩌랴.

침대로 옷만질 때마다 손소독제를 썼더니 사용하는 양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요즘은 품귀현상 때문에 들고 다니기 좋은 작은 포장은 비싼 가격 주고도 사기 힘들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화학전공의 이학박사 양반이 한 사람 있다.
아는 거 많은 이 양반에게 손세정제 껍데기를 보여주면서 좀 만들 수 없냐고 물어봤더니, 의외로 몇 분만에 뚝딱 만들어 줬다.

비물은 일단 아래와 같다.

소독용 에탄올 - 한 병

글리세린 - 한 병

정수기 물 - 한 컵

빨대 - 두 개

화장품샘플병 - 한 개

밀폐통 - 한 개 (필요없을 수도 있다.)

휴지

소독용 에탄올과 글리세린은 약국에서 팔고 있다.
우리 동네에서 800원+800원으로 살 수 있었다.
나중에 코스메틱하는 언니한테 물어보니 큰 화장품 숍에 가면 화장용으로 쓰는 식물성 글리세린을 살 수 있단다.
이걸 쓰면 더 좋긴 한데, 아무튼 필요한 양은 아주 조금이다.
빨대와 화장품샘플병 밀폐통은 깨끗하게 씻고 여러번 헹궈서 말린다.

자, 이제 만들어 보자.


1. 깨끗하게 씻은 빨대로 글리세린을 조금 찍는다.




 

 

 

2. 알콜 병에 글리세린을 20방울 떨어뜨린다.

정수기 물을 소주컵 한잔(50ml) 정도 더 넣고 알콜병 입구를 막는다.

정수기가 역삼투방식이면 좋지만, 아니더라도 전혀 상관없단다.

만약 병이 너무 작으면 깨끗이 씻어놓은 밀폐통으로 옮긴다

 

 

3. 소독용 알콜 + 정수기물 + 글리세린이 잘 섞이도록 입구를 막고 충분히 흔들어 준다.

 

 

 

 

 

4. 깨끗한 빨대를 이용해 빈 화장품샘플 병으로 조금 옮겨 담는다.

빨대를 스포이드처럼 쓰면 쉽게 옮겨 담아지더라.

 

 

 

 

5. 갖고 다니기 좋은 손 살균세정제가 완성되었다.

적당히 손에 덜어 빈틈 없이 골고루 바르기만 하면 된다.

사진 촬영은 극구 거부하다가도 커피 한 잔에 넘어가 시범을 보여주신 박사 양반께 감사드린다.

 

 

 

 

 

용한 성분에 대해 각각 설명을 붙이자면, 알콜은 말할 것도 없이 어지간한 바이러스와 세균을 모두 때려잡는 확실한 소독제 역할을 한다.

피부에 살균용으로 사용할 때는 70% 정도의 농도가 좋다는데, 보통 약국에서 판매하는 250ml병은 83% 농도이기 때문에 50ml정도의 깨끗한 물을 더해서 농도를 맞춘 거란다.

알콜의 자극에 민감한 사람은 물을 좀 더 넣어서 알콜 농도를 낮춰 쓰시면 되겠다.

대신에 살균력은 좀 떨어질 것이고, 점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글리세린도 좀 더 넣어줘야겠지.

정수기물을 쓰기가 뭐하다면 약국에서 파는 정제수를 사다 써도 되지만, 정수기물도 아주 훌륭하니까 신경쓰지 마시란다.

글리세린은 보습제 역할을 해주는데, 피부보호를 위해 넣는 성분이다.

만약 조금 더 끈적하게 만들고 싶으시다면 글리세린을 좀 더 넣으면 되고, 좀 럭셔리한 버전으로 만들고 싶다면 글리세린 대신 천연 알로에 젤을 쓰면 될 거란다.

알콜 냄새가 싫은 사람은 적당한 향료를 더해서 쓰면 되냐고 물었더니 향료라는게 별로 좋을 것 없다면서 넣지 말 것을 권하더라.

 

렇게 만들어 놓으니 일단 싸서 좋고 끈적임 정도나 자극성을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있어서 좋더라.

사용법은 손에 적당히 덜어서 빈틈없이 골고루 발라주는 것이고, 사용시 주의사항이라면 '먹지마시오' 정도겠지.

그런데, 물없이 쓰는 이 손 세정제라는 것이 비누와는 전혀 다른 '살균제'라는 사실은 다들 이미 알고 계시겠지?

요렇게 만든 것이든, 비싼 돈주구 산 것이든 상관없이 손 씻을 때 비누대신 쓸 수는 없다는 거지.

때는 전혀 지워지지 않거든.

 

2009년 11월 5일 목요일

머플러 묶는 법

을에서 봄까지 머플러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스타일도 더해주는 정말 착한 패션아이템이다.
하늘거리는 쉬폰&레이스 머플러부터 두툼한 니트 머플러까지 재질도 디자인도 다양하다.
게다가 한 개의 머플러로도 묶는 방법을 조금씩만 달리하면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는 사실!
정말 효자 아이템 아닌가 말이지.
아주 간단한 머플러 매는 법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니 건너뛸 생각이고, 약간 모양을 낼 수 있는 조~금 복잡한 매듭법만 찾아보자.
아마도 이미 많이들 알고 있으시겠지만, 같이 공유하는 것이 또 재미니까.

습을 해보시려면 일단 머플러 하나 준비하셔야겠지?
개인적으로 검은색, 회색 머플러는 별로 좋아라하지 않는 편이다.
겨울에는 옷 색깔만으로도 칙칙해지기 쉬운데 머플러까지 무채색으로 밀어버리면 무슨 맛이람?
그리고 되도록이면 길어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것도 생각하시기 바란다.

진이 작아서 잘 안보이시면 클릭해서 크게 해놓고 보시기 바란다.
같이 일하는 모델 언니를 비롯해 동료들이 모두 너무 바빠서 혼자 마네킹이랑 놀면서 찍었다. ㅠㅠ
촬영팀에서는 "하트니 촬영팀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는 말을 반드시 포함시켜주는 조건과 점심을 사주는 조건으로 (약간은 치사한) 도움을 주셨다.
하트니 촬영팀에게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_-;


좀 두꺼운 머플러 묶는 법 A
두툼한 머플러를 골랐다는 것은 일단 보온성에 신경을 쓰신다는 얘기겠지?
요 방법은 목둘레를 두번을 감싸주고 가슴 앞도 든든히 가려주기 때문에 방한성도 뛰어난 매듭법이다.

좀 두꺼운 머플러 묶는 법 B
방법A를 쓰기에 약간 길이가 짧은 머플러라면 요렇게 해보시길.
하이랩이라고도 부르는 방법이다.

가벼운 머플러 묶는 법 C
요 매듭법은 너무 두꺼운 머플러로 하면 매듭이 겹쳐지면서 엄청 뚱뚱한 매듭이 만들어지기 쉽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파시미나, 캐시미어, 코튼 머플러와 같이 가벼운 머플러로 했을 때 더 쉽고 모양도 잘 난다.
조금 익숙해지면 두툼한 머플러를 써도 모양을 잘 낼 수 있으실 거다.

가벼운 머플러 묶는 법 D

가벼운 머플러 묶는 법 E

방법D와 E는 방법 C에서 약간의 변화만 준 응용형이다.
방법C의 3단계에서 자락을 넣는 방향만 약간씩 달라지는데, 요기에 따라 매듭 모양도 조금씩 달라진다.

프렌치 노트
방한성보다는 패셔너블한 모양에 촛점을 맞춘 매듭법이다.
넥타이 묶는 방법과도 비슷한데 중간 두께의 머플러를 사용해서도 할 수 있다.
머플러의 두께와 매듭의 높이에 따라서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으니 감각을 발휘해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