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3일 화요일

내가 건어물녀? 내 남자가 초식남?

어물녀(干物女)란 단어는  2007년 7월달에 일본 NTV에서 방영된 TV드라마 '호타루의 빛(ホタルノヒカリ)'에서, 그리고 같은 제목의 원작만화에서 나온 말이야.
여기서 주인공 호타루는 직장에선 누구보다 매력있고 유능하다.

하지만 '연애보단 집에서 자고 싶어'를 외치고,  집에 오면 즉시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머리는 대충 질끈 묶고 맥주캔을 따면서 냉장고를 뒤져 오징어 따위 건어물을 찾는 여자거든.
해석은 각자 알아서 하겠지만 연애감정이 말라버린 여자를 말하는 것 같아.
재미있는 건 이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NTV 홈페이지에 내가 건어물녀인지 알아보는 테스트가 올라와 있다는 거지.
심심풀이삼아 한 번 체크해 보시기 바란다.

□ 家に帰るとジャージ姿だ
□ 休日はノーメイク&ノーブラ
□ 「めんどくさい」「てきとー」「ま、いいか」が口癖
□ 酔っ払った翌朝、得体の知れないものが部屋にある
□ 脱毛は夏だけでOK
□ 忘れ物は靴を履いたままつま先立ちで部屋にあがって取りに行く
□ メールの返事は短い&遅い
□ テレビに向かって、ひとり突っ込みを入れることがある
□ 冷蔵庫にロクなものが入っていない
□ おなべから直接ラーメンを食べることがある
□ 部屋干しした洗濯物は、たたむ前に着てしまう
□ 最近ドキドキしたのは階段をかけあがった時くらい
□ そういえば、1か月以上、仕事関係&家族以外の異性と10分以上しゃべっていない
□ 正直これを全部チェックするのがめんどくさかった
□ 正直質問にチェックを入れながらもたいして気にしていない自分がいるのに気付いた。

photo by newflower

시 컴퓨터의 일본어 폰트가 깨져서 잘 안보이시나?
읽기 힘든 언니들을 위해 한글 폰트로 바꿔서 올려보겠다.

① 집에 있을 때는 츄리닝이 딱 좋다.
② 휴일에는 당근 노 메이컵 & 노브라가 기본!
③ '아. 귀찮아', '대~충', '뭐, 어때' 이런 말이 입버릇.
④ 술취한 다음날 아침, 정체 모를 뭔가가 방안에 있다
⑤ 제모는 여름에만 하면 OK!
⑥ 까먹은 물건이 있으면 구두를 신은 채 까치발로 방에 가지러 간다
⑦ 답신 문자는 짧고 늦게.
⑧ 혼자서 TV와 장단 맞추면서 대화를 나눈다.
⑨ 냉장고 안에 제대로 된 먹을 건 하나도 없다
⑩ 라면은 그냥 냄비째로 놓고 먹는다
⑪ 방에 널어놓은 빨래는 개기 전에 그냥 입는다.
⑫ 최근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던 기억은 계단을 뛰어올랐던 때가 전부다
⑬ 그러고 보니, 한달 이상 일관계와 가족관계 이외의 남자와는 10분 이상 말해 본 적이 없다
⑭ 솔직히 이걸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체크하는 것이 귀찮다
⑮ 솔직히 질문에 체크하면서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나자신을 발견했다

결과는...
- 0개: 멋진 여자
- 1~3개: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 4~7개: 당신은 건어물녀 예비인
- 8~11개: 건어물녀 인정!
- 12개 이상: 초 건어물녀

젠가부터 자주 쓰이고 있는 '초식남'이라는 단어도 있다.
이 단어는 2006년에 일본의 칼럼니스트 후카사와마키(深澤真紀)가 쓰기 시작한 草食系男子(そうしょくけいだんし)라는 말에서 나온 말이야.
초식남은 기존의 남성적, 육식적인 성격은 어필하지 않으면서, 양처럼 순하고 혼자있기를 즐기는 남자다.
자기의 관심분야나 취미활동에는 적극적인데 연애와 결혼엔 도통 관심이 없는 젊은 남자인 것이지.
20~30대의 남자들 가운데서 초식성이 급격히 늘아나고 있다고 해.

초식남 테스트도 있으니까 지금 머리 속에 떠오른 그 남자를 대상으로 해서 한번 테스트해 보시라.
일본어 폰트 문제를 아직 해결 못한 언니들을 위해 한글 폰트로 올린다.

① 이종격투기가 왜 재미있는지  통 모르겠다
② 회식 자리에서 건배할 때 음료수도 OK
③ 고백을 받으면, 일단 누군가에게 상담한다
④ 소녀 취향의 순정만화가 싫지 않다
⑤ 여자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만, 연애로 발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⑥ 편의점에 가면 신제품에 항상 관심을 기울인다
⑦ 일할 때, 간식(특히 과자류)을 꼭 옆에 둔다
⑧ 외출하는 것보다는 집에 있는 것이 더 좋다
⑨ 여자를 위해 돈쓰는 것보다는 취미생활을 즐기는 인생을 산다

- 2개이하 : 초식도20% '육식남'인 이 남자는 '초식남=여자' 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다.
- 3~5개 : 초식도60% '육식남'과 '초식남'을 모두 이해하는 과도기. 선택의 기로에 서있군.
- 6개이상 : 초식도90% 주변에 이미 '초식남'으로 알려져있고, 여자들만 모이는 곳에 가도 두렵지 않다

photo by xotoko

국 버전의 초식계 남자로는 '토이남'이 있더군.
토이남은 칼럼니스트 김현진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당시 (가수)토이의 노래를 들으면서 '공일오비, 윤종신, 성시경까지 면면히 흐르는 놈들의 감성이 있는데…'라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한번 정리했더니 호응이 매우 컸다"라고 말하면서 등장했다.
토이남은 나르시시즘이 강하고 감수성이 예민하면서 여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장난감처럼 소유하고 싶은 남자라는 얘기인 것이지.
덤으로 토이남 테스트도 여기 있다.

① 혼자있는 날이라도 직접 장보고 요리해 먹는 것을 즐긴다
② 소주나 생맥주보다는 호가든과 같은 수입 병맥주, 와인을 더 좋아한다
③ 속없이 따라다니는 강아지보다 도도한 고양이가 차라리 낫다
④ 커피전문점에서 디카페인에 휘핑을 빼달라는 식으로 세세하게 주문하는 게 창피하지 않다
⑤ 체크무늬 러그와 피크닉 바구니, 클래식한 디자인의 자전거나 베스파 등이 갖춰진 소풍을 원한다
⑥ 여간해서 살찌지 않지만, 다이어트에 힘쓴다
⑦ 스스로 아직 소년이라고 생각한다
⑧ 때론 몰래 짝사랑하는 상대를 만들고 두근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멋있어 한다
⑨ 임창정의 노래보다는 루시드폴의 노래를 듣는 걸 좋아한다
⑩ 최홍만은 알지만, 그의 경기를 제대로 본 적은 없다
⑪ 섹시한 여자보다는 실수를 연발하는 꺼벙한 귀여운 여자를 좋아한다
⑫ '상사에게 성공적으로 아부하는 101가지 방법'과 같은 실용서를 읽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⑬ 점심 메뉴로 떡볶이와 와플 등을 즐긴다
⑭ 감동 받을 여자친구 얼굴을 상상하며 한 달 전부터 여자친구 생일 선물을 고민한다
⑮ 대형 쇼핑몰보다 삼청동이나 가로수길 가게 구경을 좋아한다

- 3개 이하 : 당신은 대한민국 '싸나이'로군.
- 4개~7개 : 토이남을 잘 이해하지 못하실 분. 혹 자신이 토이남일까 경계까지 할 듯.
- 8개~12개 : 토이남 기질이 엿보임. 감수성이 풍부하고 문화를 애호하는 보통 남자일 가능성 짙음
- 13개~15개 : 당신은 진정한 토이남. 친구처럼 따르는 여자는 많지만 이성 교제는 쉽지 않을 듯

식남ㆍ토이남과 정반대의 남성상은 '마초(macho)'이다.
마초는 흔히 남성 우월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가부장적인 권위의식 같이 여자에게 불리한 점만 빼고 본다면 그리 나쁘지 않은 캐릭터야.
초식남ㆍ토이남의 가장 큰 특징이 자기애, 나르시시즘인데 반해 마초는 비교적 책임감과 희생정신이 있는 편이고 무대뽀정신으로 들이댈 줄도 알기 때문이지.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윤지후가 대표적인 초식남ㆍ토이남 캐릭터인 반면 구준표는 마초 캐릭터 였다.
사실, 나를 가꿀 줄 알고 연애에 관심이 있는 여자라면 초식남ㆍ토이남 보다는 마초가 훨씬 다루기 쉬워.
그리고 내 남자로 만들어 제대로 길들였을(?) 때의 성취 정도 역시 마초 쪽이 훨씬 큰 편인 게 사실이지.
내가 건어물녀라면 얘기는 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21세기 들어 남녀의 성역할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이 흔들리면서 등장한 신인류인 건어물녀와 초식남.
그와 상대되는 개념을 찾다보니 다른 인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철벽녀'는 연애는 하고 싶어하는데 연애에 대한 환상이 크고, 자존심은 높아 이상형 남자의 레벨을 너무 높게 설정한 여자다.
자기의 이상형에 못미치는 남자들은 아예 가까이 오지도 못하도록 철벽수비로 방어하는 콧대 높은 여자인 게지.
그리고 '육식녀'는 고기 좋아하는 여자가 아니라 초식녀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이성 교제에 적극적인 여자들을 말한다.
마음에 드는 남성이 있으면 대쉬와 프러포즈를 마다하지 않고 자기 감정을 적극적으로 내보이는 여자들인 거야.
방송에서도 많이 나오는 품절남, 품절녀는 이미 다들 잘 알고 있으시겠지.

댓글 4개:

  1. 재밌네요 ~ 여긴 스크랩같은게 없군요

    텍큐는 낯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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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호타루의 빛
    "마음은, 말로 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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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잘 읽었습니다 :) ㅎㅎ

    저는 마초적인 걸 진저리치게 싫어해서 그런지..

    토이남 스타일이 좋아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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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ss - 2009/11/23 13:34
    맘에 드는 토이남과 꼭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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