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8일 수요일

무스탕, 토스카나 - 종류와 올바른 관리법

은 가죽이고 안쪽에는 풍성한 양털이 달린 가죽옷을 말하는 무스탕.
무스탕이란 이름은 한국 안에서만 쓰이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명칭은 double face lamb skin jacket이고, 줄여서 그냥 double face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글로 쓰자면 '양면 양모피'정도 될 것 같다.

'무스탕'이라는 이름은 재미있는 기원을 가지고 있다.
원래 옷에는 말가죽은 쓰지 않으니 사전적인 뜻인 '야생마'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미국제 스포츠카의 자존심이고 현대 포니와 비스무리한 엠블럼을 달고 다니는 'Ford Mustang'과는 더욱 상관이 없다.
세계 2차 대전 때 하늘을 주름잡았던 미군 전투기 'P-51 Mustang'이 바로 그 기원이라고 한다.

금도 크게 다를 바 없겠지만 그 당시 전투기는 비행과 전투 기능 그 자체에만 충실하기 때문에 그 추운 하늘 꼭대기서 날아다니는 데도 냉난방은 영 시원찮다.
그래서 공군 조종사들에게는 엄청나게 따뜻하면서도 몇년은 거뜬히 입을 수 있는 튼튼한 겨울용 방한복이 필요했고, 그 목적에 맞게 제작된 것이 바로 B-3 Sheepskin jacket이었다.
옆에 사진에서 배 앞에 낙하산 매달고 있는 공군아저씨가 입은 가죽 자켓이 바로 그거다.
그 옆의 조종사 아저씨께서는 얼마나 추우셨는지 같은 소재로 만든 바지까지 입고 계시다.
사실 저 아저씨가 입고 있는 건 지금의 무스탕처럼 가볍지도 부드럽지도 스타일리쉬하지도 않았지만, 어쨌거나 방한기능에 있어서는 정말 최고였다.
게다가 2차 대전과 한국전쟁 당시에 전투기를 몰던 조종사들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고 영웅이었으니 그 양반들이 입은 옷도 뭐든지 엄청 멋져 보였겠지.
기능성과 멋 때문에 전쟁이 끝난 후에도 계속 저 자켓은 애용되었는데, B-3 어쩌고 하는 이름은 잊혀지고 조종사 양반들이 몰았던 유명한 전투기 이름 '머스탱'만 남아서 이 옷에 따라다니게 되었다는 거다.

스탕은 생후 1 년 정도의 양에서 얻어진 양가죽을 가죽과 털 양면을 그대로 살려서 가공해 만든다.
옷을 만들 때는 보온성을 위해 털이 안쪽으로 오도록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부드러운 양가죽의 특징과 뛰어난 보온성을 함께 갖고 있다.
바깥쪽이 가죽의 육질면이므로 보통 스웨이드로 가공하고 안쪽은 모피가 다듬어진 상태다.

스카나(toscana)는 생후 6개월 미만의 어린 양가죽을 털과 함께 가공한 것이다.
이탈리아 중부지방의 토스카나 지역에서 새끼양의 모피를 가공할 때 마못(marmota)의 색깔처럼 염색해 "Toscana marmota"라는 이름의 원피를 만들어 큰 인기를 끌면서 어린 양모피로 만든 double face를 "토스카나"라고 부르게 되었다.
토스카나는 무스탕보다 털이 부드러우면서 길고, 겉면은 스웨이드나 나빠로 처리된다.
무스탕보다 부드럽고 가벼우면서 착용감이 좋아 고급이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겉면을 스웨이드로 가공하면 무스탕, 나빠로 가공하면 토스카나로 부르기도 한다.

메리노종 ⓒ Charles Esson

은 양모피라도 양의 산지와 품종에 따라 등급이 여러가지로 나뉘어진다.
일반적으로는 메리노(merino)종의 양모피를 상등급으로 여긴다.
메리노종은 뛰어난 기후적응력과 유목에 적합한 특성 때문에 전세계에서 다양한 품종 개량을 거친 변종이 존재하며, 기르고 있는 나라도 대단히 많고 생산량도 많다.
Rambouillet, Poll, Argentine Merino 등은 모두 메리노종의 변종이며 모두 좋은 양모를 생산한다.
털이 가늘고 예쁘게 곱슬거리기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중해 연안의 고온건조한 기후에서 사육된 양들은 지방이 적고 털이 가늘어 최상등급의 양모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캘리포니아, 남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서해안 등의 기후도 비슷한 조건이다.
스페인은 메리노종의 원산지이며 세계에서 가장 좋은 품질이 좋은 모피류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인 카라쿨(Qaraqul)종에서는 검은 색의 특이한 모피를 얻을 수 있다.
카라쿨 모피의 품질은 어릴수록 좋기 때문에 분만 예정일보다 일찍 낳은 새끼양의 털가죽은 브로드테일이라 해서 여성용 최고급 코트를 만드는 데 쓰인다.

래의 군용 Sheep skin jacket은 튼튼함이 중요했기 때문에 다 자란 양가죽을 사용했고, 지금의 무스탕처럼 가볍거나 부드럽지 않았다.
요즘의 Double face lamb skin은 어린 양에서 얻어진다는 특징 때문에 외피를 이루는 육질면은 약하고 부드러워 스크래치에 약하고 쉽게 주름이 져 관리가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근래에는 안쪽 면은 천연 양모를 사용하고 겉면에는 합성피혁을 접착한 형태의 합성무스탕도 실용적인 목적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이런 합성제품들은 천연양모피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이 등급이 낮고 매우 저렴하지만, 합성피혁의 제조 기술이 최근 혁신적으로 발달함에 따라 외양에서는 천연양모피 제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하며, 색상이나 질감을 다양하게 얻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관리가 쉬운 장점도 있다.

연 양모피의 무스탕, 토스카나를 고를 때는 좋은 원피로 만든 제품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털은 가늘고 탄력있고 적당한 광택이 있으면서 밀도가 높은 것이 좋은 것이다.
특히 겉으로 보이는 소매와 칼라 부분의 털은 너무 길지 않으면서 곱고 풍부한 것이 입었을 때 이뻐보인다.
옷의 무게는 착용하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가벼워야 하지만, 지나치게 가벼운 것은 털의 밀도가 너무 낮거나 합성피혁일 가능성이 있다.
봉재에 사용된 실은 튼튼하고 실땀이 너무 넓지 않으면서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좋다.

연양모피는 보관과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크래치나 눌림 등으로 한 번 생긴 흔적은 없앨 수 없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어깨부분이 두툼한 옷걸이에 걸고 통풍성이 좋은 커버를 씌워 옷장에 길게 걸어 보관한다.
건조제나 방충제는 옷에 직접 닿지 않도록 조심하자.
햇빛이나 형광등에 장기간 노출되면 부분적인 변색이 생길 수 있다.
접어서 보관하거나 비좁은 옷장에 눌린 채로 걸어두면 눌린 자국이 생기고 털의 탄력이 떨어진다.

분과 습기에 약하므로 눈, 비오는 날은 입지 말도록 하자.
물이 묻었을 때는 즉시 물기를 털어내고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그늘에서 말린다.
직사광선이나 열이 가해지면 딱딱해지고 변색이 생길 수 있다.
충분히 마른 후에 손으로 비벼주면 물이 묻은 자국을 제거할 수 있다.
겉면에 묻은 오염은 스폰지나 미술용 지우개로 살살 지운 후 털어낸다.
액체나 크림 형태의 클리너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스웨이드 종류는 먼지가 쉽게 달라붙는 소재이므로 입은 후에는 가볍게 털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가끔 부드러운 솔을 이용해 위아래 방향으로 꼼곰하게 문질러 먼지를 털어내고 깨끗한 진공 청소기로 빨아내면 묵은 때를 예방할 수 있다.
세탁은 일반 세탁소에서는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모피 전문점에 의뢰해야 한다.

※ 아래는 이 글과 시리즈를 이루는 '가죽의류'에 관한 글들입니다.

▷ 좋은 가죽 고르기 - 이거 진짜 가죽이야?
▷ 좋은 가죽 고르기 - 동물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좋은 가죽 고르기 - 가공법에 따른 가죽의 종류
▷ 천연가죽 자켓 제대로 관리하기
▷ 무스탕, 토스카나 - 종류와 올바른 관리법


댓글 2개:

  1. 무스탕....몇 년 전에 ....온갖 종류의 가죽 클리너를 사서 다 닸아보았는데 안되더군요.

    괜찮은 클리너를 사야 한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지우개로 해 보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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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야기손 - 2009/11/23 13:32
    도움이 되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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