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9일 목요일

다이어트 식품 이야기

음껏

ⓒ y_katsuuu

기름지게 먹으면서 날씬하고 건강하게 산다는 것에 대한 서양인들의 관심은 로마시대부터 이미 시작되었 던 모양이다.
로마인들은 이 모순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아름답지는 못하지만 무척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해 냈다.
예를 들어 지엄하신 네로 황제께옵서 주최하신 파티를 생각해보자.
주방에서는 끊임없이 요리가 만들어지고 있었고, 손님들은 엄청난 양의 산해진미를 끊임없이 대접받는다.
분명 그 정도의 양은 인간의 위장이 받아들일 수 없는 양이었겠지만, 대접을 거절하는 행동은 죽음을 부를 수 도 있는 무례한 행동이다.
따라서, 위장이 꽉 찬 손님은 준비하고 있던 하인을 향해 사인을 보낸다.
하인은 능숙한 손가락 놀림으로 손님의 목구멍을 자극해 드리고, 손님은 준비된 항아리를 향해 지금껏 먹은 음식을 토해낸다.
그리고는 계속 이어져 나오는 요리들의 황홀한 맛을 즐기는 것이다.

대의 대식가들이 몇 달 동안 무절제하게 폭식을 한 다음에 날씬한 몸매를 회복하기 위해 취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일단 한동안 굶는 것이다.
하지만, 굶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마음대로 먹을 수도 없고, 스스로 날씬하다고 생각할 수도 없는 사람들이 결국 찾는 것은 다이어트 식품이다.
오늘날 날씬함과 아름다움은 거의 동일하게 취급되기 때문에 수백만의 사람들은 다이어트 식품에 사로잡혀 있고, 이 문제에 관한 책과 정보도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
이런 정보들 가운데 그나마 정확한 내용을 전해주고 있는 것들을 끝까지 읽어보면, 결국엔 운동을 하라는 것이 결론이지만, 그 제목은 각각 다르게 달고 있다.
'마음껏 먹으면서 살빼기', '생각만으로도 날씬해질 수 있다', '잠자면서 살빼기'
이런 종류의 카피들은 수없이 볼 수 있다.

ⓒ malias

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이 인기를 끈 것이 요즘만의 얘기는 아니다.
19세기 말 쯤에도 '앨런의 살빼는 약'이란 처방이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갔다.
이 '약'은 대략 해조류에서 추출한 액체를 농축해 만들었던 것 같다.
이 약을 구입한 사람은 이것이 음식이 지방질로 바뀌는 것을 막아준다고 믿었다.
오늘날의 다이어트 식품 가운데도 이런 엉터리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한때는 액체 단백질이 유행했는데, 그 안전성에 대한 FDA의 경고가 있기까지 연간 4,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대박상품이었다.
갖가지 상표를 달고 출시되던 액체 단백질은 한 제조업자에 의해 '금세기에 찾아낸 돌파구'라고 요란하게 광고되었다.
그러나 그것을 분석해 보니, 소꼬리, 힘줄, 뼈 등 도살장에서 나온 부산물에다 향료와 아미노산을 첨가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영영가나 효과는 당연히 의심스러운 수준이었다.
어쨌거나 액체 단백질을 다이어트 식품으로 먹은 사람들의 체중이 줄긴 했는데, 그 이유는 영양실조 때문이었다.

로리가 잘 계산된 식이요법과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요법에 모두 실패한 사람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다.
바로 체중감량 캠프다.
그러나, 여기는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일단 돈이 꽤 많이 든다.
어던 경험자가 해병대 체험캠프에 비유한 것처럼 이 캠프에서는 엄격한 식이요법과 규칙적인 운동을 강제로 서비스해 체중을 줄여준다.
캠프들은 호화로운 인테리어와 조경을 갖추고 사람들을 유혹하지만, 그 안에서의 생활은 스파르타 그 자체인 것이다.
이 캠프를 드나들 수 있을만큼 부유한 고객들에게 이런 생활은 특히 더 괴로운 것이다.
부유한 고객들은 여기서 남녀 마사지 전문가들에게서 이종격투기에 가까운 구타와 꺾기를 기꺼이 당해야 하고, 중세시대에 쓰던 고문기구처럼 생긴 기계에 몸을 맡긴 다음에는 체육관과 사우나에서 이집트 노예처럼 땀을 흘리고, 다시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
호화로운 식기에 조금씩 담겨 제공되는 음식은 모두 채소와 해조류이고 기껏해야 퍽퍽한 닭가슴살과 계란 흰자 오믈렛이 손톱만큼 곁들여질 뿐이다.
이 안에서는 굶주림에 지친 입소자들이 주방 입구를 찾아내기 위해 한밤중에 눈에 핏발을 세우고 돌아다니는 섬뜩한 광경을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씬함과 아름다움은 수십년 전부터 동의어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가는 팔뚝, 작은 가슴, 평평한 배,  좁은 엉덩이가 언제나 여성의 아름다움의 전형으로 간주되어 온 것은 아니다.
서양인들이 아직도 미인의 표준으로 삼고 있는 밀로의 비너스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대리석상의 부분부분을 잘 관찰해 보면 비너스 언니가 현대에 살아있다면 체중감량 캠프의 입소 권유를 받을만한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댓글 4개:

  1. 날씬해지기 참 어렵군요... ^&^

    부지런하게 생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다이어트 생활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갑습니다. 조금 나아진 것 같은데,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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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솔직히 배부른 소리인줄 알지만 가끔은 살이 통통하게 찐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먹어도 찌지 않는 이 저주받은 체질은 도저히 좋은 몸매로 가꾸기가 쉽지 않네요-_-; 그러고 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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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핫스터프 - 2009/11/21 23:41
    부러워용..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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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초하 - 2009/11/21 02:14
    저도 더 부지런히 살아야 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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