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1일 수요일

영화 '더 문'에서 본 한글 '사랑'

는 상상력을 자극해 주는 SF나 환타지 영화를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제법 권위있다는 판타스틱 영화제인 스페인 '시체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들에는 항상 관심이 간다.
재미있게 봤던 '친절한 금자씨'와 '박쥐'도 이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어 더 그런가보다.
그런 나에게 '더 문'의 개봉 소식은 반가왔다.
시체스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상을 4개씩이나 받은 SF 스릴러물이라니 개봉일 예매 1순위인 게지.

봉일을 기다리면서 예고편을 보던 중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는데, 배경이 되는 달 기지의 이름이 '사랑(Sarang)'이라는 거다.
스크린샷 중에서는 유니폼에 한글로 쓰여진 '사랑'이 분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서양의 디자이너들이 가끔 그러듯이 한글의 디자인성 때문에 영화에 하나의 미적인 요소로 사용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한자나 한글을 하나의 그림처럼 여긴다.
그리고 요즘은 너무 복잡한 한자보다는 고딕체의 한글에서 더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하긴, 세종대왕 폐하께서 당대의 석학을 끌어모아 디자인까지 고려해 만든 글자인데 어련할까봐.
나도 개인적으로 가까왔던 영국의 한 디자이너로부터 자기 디자인에 쓰고 싶다면서 한글과 한자로 몇몇 문장들을 프린트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을 정도니까.

'신흥호남향우회'이신 브리트니 언니



런데 이 영화의 감독 '던칸 존스'가 꽤 흥미로운 인터뷰를 했더군.
아직은 전설적인 가수이자 아버지인 '데이비드 보위'보다 덜 유명하지만 이 영화와 아버지의 후광 덕분에 빠른 속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양반이 해외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 한글을 사용했음을 밝힌 것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고용한 회사를 한국과 미국의 합작 기업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그리고 그에게 한글을 사용하게 만든 결정적인 인물이 누구였는지는 아래의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지.

이사강, 영화 '더 문' 던컨존스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

쨌거나, 반갑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한 이 영화가 빨리 개봉하길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기대하는 중에 딱 한가지 사항은 불만이다.
출연 배우 중에 '케빈 스페이시'가 있어서 내심 기대를 했건만, 자세히 보니 목소리로만 출연을 한다고 하네.
이구궁..
또 한번 카이저 소제를 볼 수 있길 바랬었는데..

댓글 3개:

  1. 우리의 이 좋은 한글을 정작 우리는 좋은지도 모르고 살고 있으니.. 참 그렇습니다. 한글이 없었다면, 우리의 이러한 정보화 인프라도 결국 이렇게 효과를 보지는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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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별 - 2009/11/11 23:06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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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뉴문, 올 겨울 극장 점령
    "Twilight" Korean filmmakers have every right to be complacent (흡족하다) about their new offerings toward the end of the year as the market share of local films was a respectable 60-plus percent between August and October, helped by the strong box-offic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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