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0일 화요일

비키니 이야기

마 시대, 여자들은 배꼽이 드러나는 모직 투피스를 입고 운동을 했지만, 지금 생각하기에 과감한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 후 아주 긴 시간이 지나도록 여성들의 수영복은 온 몸을 가리는 스타일이었지.

수영복?


심지어 18세기에는 여자의 수영복은 사회악으로 생각되어 거의 완전히 사라졌다가, 19세기 들어 의사들이 우울증 치료법으로 수영을 권하면서 다시 등장했다.

무렵의 수영복은 헐렁한 나이트가운처럼 생겼다고 해.
이런 수영복의 문제점은 물에 젖었을 때 너무 무거웠다는 거야.
심지어는 수영하는 사람의 몸무게와 비슷할 정도로 무거워지기도 했고, 이것 때문에 영국과 미국에서는 수영 도중에 익사 사고도 많았다.
따라서 수영복은 짧고 가벼워지기 시작했고, 1930년대가 되어서는 팔과 다리를 제법 많이 보여주고 있었지.

1940년대가 되어서 프랑스의 리비에라 해변에 나온 여성들은 전과 달리 자기 몸을 대담하게 태양에 노출시키기 시작했어.
여기서 힌트를 얻어 1946년에 프랑스의 디자이너 자끄 앵(Jacques Heim)과 루이 레아(Louis Reard)가 거의 걸치나마나한 투피스 수영복을 디자인해 자기들의 상점에 내놓았다.
그 윗부분은 조그만 브래지어였고, 아랫부분은 2장의 조그만 삼각형 헝겁을 고리로 연결해 만들었지.
자끄 앵은 자기의 수영복을 '아톰(원자)'이라 이름붙였고, 비행사를 고용해 하늘에 이런 글씨를 휘날리며 선전했다.
"아톰-세계에서 제일 작은 수영복"

Bikini in 1946

연히도 1946년 7월 1일에 미국은 원자폭탄 실험을 하고 있었다.
장소는 태평양 한복판에 있는 작은 섬인 '비키니 환초'였지.
7월 25일로 발표된 제 2차 실험에 앞서서 이 초고성능 폭탄이 지구를 날려 버릴 것이라는 소문이 파리를 온통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었다.
종말론자들 사이에서는 마지막 파티가 유행했는데 이 파티를 '비키니 파티'라고 불렀어.
자끄 앵이 만든 수영복 하나에도 '비키니'라는 별명이 붙었고, 앵은 잽싸게 비행사의 홍보 문구를 이렇게 바꿨다.
"비키니-세계에서 제일 작은 수영복보다 더 작은 수영복"
그 이름은 그대로 굳어졌고, 비키니의 인기는 여러모로 대단했지.

Reard는 원폭 실험 4일 뒤인 7월 5일에 당시 최고 모델이었던 Micheline Bernardini에게 세계 최초의 비키니 수영복을 입혀 런웨이에서 캣워킹을 시켰다.
미군 장병들은 아내와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려고 유럽에서 비키니를 사왔지만, 이 수영복을 입고 수영을 하던 미국 여자들은 바닷가에서 쫓겨났다.
청교도적이었던 미국은 1960년대초에 와서야 카리브 해변의 휴양지를 통해 비키니를 받아들였거든.

실 비키니보다 더 충격을 줬던 수영복은 좀 더 빨리 등장했다.
1910년에 에니트 켈러먼이 내놓은 목에서 발목까지 타이트하게 붙는 편물 수영복이 그거야.
건강을 위해 수영을 시작한 이 여자는 당시에 입던 두꺼운 세일러복 비슷한 수영복 대신에 자기만의 수영복을 입었고, 온 세상 사람들은 그녀의 과감한 노출을 숨죽이고 지켜봤지.
그 수영복은 오랫동안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21세기 들어 수영선수들의 전신 수영복으로 다시 세상에 등장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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